험난한 국민소득 3만달러 고지…2018년은 돼야 올라선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18년에야 3만달러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20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내놓은 ‘2017년 및 중기 경제전망’을 보면 한국의 1인당 GDP는 올해 2만7625달러, 내년 2만9763달러를 찍은 뒤 2018년이 돼야 3만1744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2006년 2만달러 고지를 넘은 뒤 12년이 걸리는 셈이다. 산유국이나 규모가 작은 국가를 뺀 선진국들이 2만달러에서 3만달러에 도달하는 데 걸린 평균 기간(8.2년)보다 길다.

한국의 3만달러대 진입 소요 기간이 주요 선진국보다 긴 것은 원화 가치 하락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2006~2015년 한국의 명목GDP 증가율은 연평균 5.4%지만 원화 가치는 2006년 달러당 956원에서 2015년 1131원으로 18.4% 하락해 달러로 계산되는 1인당 GDP가 증가율만큼 늘지 않았다.

예산정책처는 2016년과 2017년에도 원·달러 환율 평균이 달러당 각각 1155원, 1110원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대로 떨어진 실질성장률도 3만달러 진입이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로 지적됐다. 예산정책처는 올해 실질성장률이 정부 전망치인 2.8%보다 낮은 2.7%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향후 5년(2016~2020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2.9%로 2011~2015년(연평균 3.0%), 2006~2010년(연평균 4.1%)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증가세 둔화, 자본투입 증가율 하락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향후 5년간 2%대 후반으로 미끄러지고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