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4년 전 뇌진탕·이번엔 폐렴…대선 50여일 앞두고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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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 Deep
건강문제로 옮겨간 미국 대선 쟁점
9·11 추도식서 졸도한 듯 '비틀'
주치의 "폐렴·탈수" 해명했지만 일각에선 뇌졸중 가능성 제기
트럼프 "의료기록 공개" 맹공격
건강문제로 옮겨간 미국 대선 쟁점
9·11 추도식서 졸도한 듯 '비틀'
주치의 "폐렴·탈수" 해명했지만 일각에선 뇌졸중 가능성 제기
트럼프 "의료기록 공개" 맹공격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건강문제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전의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클린턴은 9·11테러 추도행사 도중 어지럼증으로 휘청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클린턴 캠프 측은 “폐렴과 더위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휴식을 이유로 12, 13일 예정한 캘리포니아주 유세 일정까지 전격 취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측에서는 클린턴의 건강이상 문제를 고리로 파상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더위 때문인가, 뇌졸중 현상인가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9·11테러 15주기 추도식. 행사에 참석 중이던 클린턴 후보가 어지럼증세를 보여 황급히 자리를 떴다. 부축을 받으며 도착한 차량에 타려는 순간 왼쪽 무릎이 풀리면서 중심을 잃고 두 차례 휘청거렸다. 보좌진은 고꾸라지는 그를 다시 부축해 황급히 차에 태웠다. 이 장면은 한 시민의 카메라에 포착됐고, 동영상은 곧바로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
클린턴은 딸 첼시의 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나왔다. 기자들이 ‘어떠냐’고 묻자 “아주 좋다. 오늘 뉴욕 날씨가 아름답다”고 말했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한 그는 대화 상대를 손으로 강하게 지탱하듯 잡고 얘기를 나눴다.
캠프 측은 “더위로 인한 탈수현상”이라고 설명했다가 이후 주치의를 통해 “지난 9일 폐렴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선 뇌졸중으로 인한 졸도 가능성을 제기했다. 클린턴 캠프 측은 휴식이 필요하다며 12, 13일 캘리포니아주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트럼프, 건강문제 파상공세 예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이날 사건으로 음모론에 머물던 클린턴의 건강문제가 대선 이슈가 됐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의 건강이상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5일 클리블랜드 유세장에서도 2분가량 계속 기침을 했다. “트럼프를 생각하면 알레르기가 생긴다”는 농담으로 상황을 모면했다. 클린턴은 지난 7월 ‘이메일 스캔들’ 관련 연방수사국(FBI) 수사 때 “2012년 말 뇌진탕 이후 받은 (국무부) 보고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국무장관 시절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실신하며 머리를 부딪쳐 뇌진탕을 일으켰다. 당시 후유증 탓에 한 달간 쉬었다.
트럼프 캠프 측 인사들은 클린턴이 실어증을 앓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8일 트위터에서 “의료 기록을 공개하자”고 클린턴에게 제안했다.
◆“대선후보 건강정보 알 권리 있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 후보에 속한다. 1946년 6월생인 트럼프는 70세다. 1947년 10월생인 클린턴은 다음달 69세가 된다.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바쁘고, 중요한 일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데 건강은 필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건강이상을 숨기고 직무를 계속한 대통령도 있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1919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치매에 걸렸으나 1년반 동안 백악관을 지키다 퇴임했다.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뇌질환 사실을 감춘 채 재임하다 1945년 산책 도중 별세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집권 2기 말기에 치매로 국정 운영이 어려운 상태였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주치의인 버튼 리는 “유권자는 클린턴과 트럼프의 건강상태와 관련해 현재 아는 것보다 더 많은 내용을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더위 때문인가, 뇌졸중 현상인가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9·11테러 15주기 추도식. 행사에 참석 중이던 클린턴 후보가 어지럼증세를 보여 황급히 자리를 떴다. 부축을 받으며 도착한 차량에 타려는 순간 왼쪽 무릎이 풀리면서 중심을 잃고 두 차례 휘청거렸다. 보좌진은 고꾸라지는 그를 다시 부축해 황급히 차에 태웠다. 이 장면은 한 시민의 카메라에 포착됐고, 동영상은 곧바로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
클린턴은 딸 첼시의 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나왔다. 기자들이 ‘어떠냐’고 묻자 “아주 좋다. 오늘 뉴욕 날씨가 아름답다”고 말했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한 그는 대화 상대를 손으로 강하게 지탱하듯 잡고 얘기를 나눴다.
캠프 측은 “더위로 인한 탈수현상”이라고 설명했다가 이후 주치의를 통해 “지난 9일 폐렴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선 뇌졸중으로 인한 졸도 가능성을 제기했다. 클린턴 캠프 측은 휴식이 필요하다며 12, 13일 캘리포니아주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트럼프, 건강문제 파상공세 예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이날 사건으로 음모론에 머물던 클린턴의 건강문제가 대선 이슈가 됐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의 건강이상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5일 클리블랜드 유세장에서도 2분가량 계속 기침을 했다. “트럼프를 생각하면 알레르기가 생긴다”는 농담으로 상황을 모면했다. 클린턴은 지난 7월 ‘이메일 스캔들’ 관련 연방수사국(FBI) 수사 때 “2012년 말 뇌진탕 이후 받은 (국무부) 보고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국무장관 시절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실신하며 머리를 부딪쳐 뇌진탕을 일으켰다. 당시 후유증 탓에 한 달간 쉬었다.
트럼프 캠프 측 인사들은 클린턴이 실어증을 앓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8일 트위터에서 “의료 기록을 공개하자”고 클린턴에게 제안했다.
◆“대선후보 건강정보 알 권리 있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 후보에 속한다. 1946년 6월생인 트럼프는 70세다. 1947년 10월생인 클린턴은 다음달 69세가 된다.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바쁘고, 중요한 일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데 건강은 필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건강이상을 숨기고 직무를 계속한 대통령도 있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1919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치매에 걸렸으나 1년반 동안 백악관을 지키다 퇴임했다.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뇌질환 사실을 감춘 채 재임하다 1945년 산책 도중 별세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집권 2기 말기에 치매로 국정 운영이 어려운 상태였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주치의인 버튼 리는 “유권자는 클린턴과 트럼프의 건강상태와 관련해 현재 아는 것보다 더 많은 내용을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