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최 총장은 전날 학내 곳곳에 대자보 형태로 나붙은 ‘사랑하는 이화인 여러분들께 드리는 총장의 두 번째 편지’를 통해 “저 개인에 대한 어떠한 비난과 수모도 다 인내할 각오가 되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학생들과의 소통 요구에는 적극 응하되 사퇴는 있을 수 없다는 의중이 읽힌다.
“지난주에 천막에서 학생들과의 대화를 간절히 기대하며 기다렸다”고 서두를 뗀 최 총장은 “학생 여러분과 대화하고 싶다. (점거농성 학생들 요구대로) 면대면 대화가 부담스럽다면 편지나 이메일 등 어떠한 소통 채널이든 모두 환영한다”면서 “학생 여러분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되풀이 다짐했다.
그는 “저는 이미 학생 여러분 쪽으로 다가갔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핵심적인 요구를 수용했다”며 “이제는 학생 여러분들이 몇 발자국만 저에게 다가와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저는 총장이기 이전에 여러분의 스승이자 선배”라며 “언제나 스승은 제자의 편이고 선배는 후배의 후견인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을학기 개강이 눈앞에 다가온 점을 들어 본관 점거 장기화에 따른 학사 일정 차질에는 “불가피하게 원칙에 따라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최 총장은 “우리는 잠시 갈등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 시련의 시간이 이화를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고, 오히려 이화공동체가 더 화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을 맺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