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출범 앞두고 인력 수요 급증 전망
미래에셋대우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신규 채용에 나선다. 오는 11월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하면서 인력을 줄일 것이란 증권업계 일각의 관측을 뒤엎는 채용 계획이다. 내년 2분기부터 초대형 투자은행(IB) 업무에 나서는 데다 초대형 점포를 신설키로 하면서 관련 인력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24일 미래에셋그룹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내년 상반기까지 약 500명의 인력을 신규 충원키로 했다. 1970년 창사(당시 동양증권) 이래 연간 단위로 최대 규모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과 경력직을 합쳐 총 118명을 뽑았다. 미래에셋대우와 합병하는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경력직만 75명을 채용했다. 두 회사가 지난해 채용한 인력의 약 2.5배에 이르는 채용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대규모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연간 20~100명을 채용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대규모 채용에 나서는 것은 증권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초대형 IB 업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자기자본 8조원 확보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하면 자기자본이 6조7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영업이익을 적립하고 추가로 유상증자나 자사주 매각 등을 하면 연말까지 8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
내년 2분기부터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만기 1년 이내 어음 발행과 기업금융 관련 외국 환전 업무를 할 수 있고, 8조원 이상이면 종합금융투자계좌(IMA)와 부동산담보신탁 업무까지 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IMA 업무에서 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이 맡긴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해 원금과 일정 수익을 지급하는 투자상품이다. 초대형 IB는 발행액에 제한 없이 IMA 자금을 유치해 회사채, 기업대출 등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집중 운용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초대형 점포 개설을 추진하는 것도 인력 확충의 이유다.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증권 지점과 같은 건물이나 근접 거리에 있는 지점을 통합해 전국에 8개의 초대형 점포를 신설할 예정이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우는 지점 103개, 미래에셋증권은 76개를 운영하고 있다. 각 지점에는 통상 20~30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신설되는 초대형 점포는 인원 100명 안팎이 근무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4월 임직원들과의 경영전략회의에서 “일본 노무라증권과 다이와증권은 한 지점에 200~300명이 근무하기도 한다”며 초대형 지점 개설 방침을 밝혔다.
임도원/고은이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