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고 있다. 그러나 과거 경험을 보면 삼성전자의 상승이 코스피지수의 상승을 담보하지 않았다. 이를 감안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9일 오전 11시2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4000원(1.46%) 오른 166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166만80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높였다.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판매 호조와 반도체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의 성장성,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등이 삼성전자의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시가총액 규모 1위인 삼성전자가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에 달한다. 코스피지수에 미치는 영향력도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크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주가와 코스피지수는 같은 궤적을 그리지 않았다.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코스피가 1000포인트 저항선에 15년(1990~2005년)이나 갇혀있는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30배 폭등했다. 반면 코스피가 2000선을 점령했던 2007년에 삼성전자는 오히려 하락했다. 2012년 이후 현재까지 코스피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250% 급등해 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사상 최고치 경신에 환호를 보낼 수만은 없다"며 "삼성전자 사상 최고치 경신이 유가증권시장의 상승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디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장중 상승종목비율(ADR)은 80%대에서 60%대까지 하락했다. 삼성전자로의 쏠림이 심화되면서 하락종목수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과거 삼성전자 독주와 ADR 하락은 코스피지수의 정체 및 하락 변동성 확대로 이어져 왔다"며 "삼성전자 독주의 패러독스를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시장 접근에 있어서는 종목간 차별화 장세가 심화될 가능성을 고려하라는 주문이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코스피지수 2050선 안착에도, 삼성전자를 제외했을 경우 코스피 시가총액은 0.28% 감소했다"며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포함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종목의 상승분 제거시, 실제 코스피는 0.52% 하락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를 필두로 업황 개선 및 성장 동력 확보로 실적 가시성이 담보된 업종과 종목군에 대한 압축 전략을 지속하는 것이 유효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