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업계에 인력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다. 연구 개발은 물론 생산이나 임상 영업 마케팅 등 모든 분야에서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고 한다. 국내 대학에서 매년 1만명가량의 바이오 관련 인력이 배출되지만 정작 현장에 필요한 실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찾기가 힘들다고 한다. 기업들은 바이오 우수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아일랜드에 연수까지 보낸다는 상황이다. 인재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 한국 대학교육의 고질병인 대학과 산업 현장 간 미스매치 현상이 바이오 업종에서 또 도지고 있다.

무엇보다 산업 현장과 동떨어진 대학 교과과정이 문제다. 바이오 공정을 관리하고 거대한 생산 체제를 운영하려면 그만큼 현장 위주의 교육이 절대적이다. 글로벌가치 사슬(GVC) 구조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 연계 능력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대학에선 이론 교육에 급급한 채 기초 연구에만 몰두한다. 바이오 산업의 핵심이 생산 공정이라는 지적은 상아탑에선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세계 경쟁에서 뒤처지고 혁신에서도 멀어지는 길을 대학들이 걸어들어가고 있다.

바이오 인력만이 아니다. 스마트 자동차나 AI(인공지능) 전문 인력도 전무하다시피 하다. 특히 AI의 경우 국내외에서 관련 연구를 한 뒤 박사학위를 따고 국내에 정착한 인력은 고작 30~40명 내외라고 한다. 알고리즘 기획은커녕 빅데이터 처리에도 인력이 모자란다. AI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인력 확보는 언감생심이다. 정부가 2026년까지 AI 인력을 1만명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지만 이 정도로 급변하는 AI 시대에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시각도 많다.

전문인력 수급의 부실이요 인력 정책의 구조적 실패다. 기업들은 소위 ‘4차 산업혁명기’에 사업 패러다임을 쇄신하고 재편하려 하지만 필요한 인력이 제때 공급되지 않는다면 공염불이다. 신산업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직업도 눈앞에서 놓치고 있다. 그저 낡은 이론과 강의실 교육으로 대학 졸업장만 따는 인력은 필요없다. 이러면서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절규한다. 대학교육이 바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