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쓰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상장사 간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중재하는 정기협의체가 이달 말 출범한다. 증권사의 부정적인 보고서를 문제삼아 회사탐방을 금지시킨 ‘하나투어 사태’의 재발을 막고 올바른 리서치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4자 간 정기협의체’가 이달 말부터 가동된다. 협의체는 상장사와 해당 상장사 보고서를 쓰는 애널리스트 간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공식적인 중재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매 분기 한 번씩 정례회의를 열고 현안이 발생했을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협의체 출범에 맞춰 상장사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지켜야 할 의무와 갈등이 발생했을 때 협의체에 부의해서 해결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IR업무처리강령’을 내놓을 예정이다. IR강령이나 중재안의 강제성은 없다. 하지만 중재안 내용을 언론에 공표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준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중재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교수 등 학계 전문가도 참여시켜 공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정기협의체는 지난 4월 하나투어가 자사에 비판적인 보고서를 낸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기업탐방을 금지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해 논란이 야기됐던 것을 계기로 만들어진다. 금융당국은 제3의 기관인 협의체가 공정하게 이견과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 리서치 보고서 신뢰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