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은 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에 국내 소상공인들의 점포를 하나로 모은 ‘K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단국대 죽전캠퍼스 인근 대학가인 보정동 카페거리 소상공인들이 여기에 참여하기로 했다. ‘K타운’ 건설에 앞서 시장 조사, 수요 조사, 광고 효과 등을 알아보기 위한 ‘안테나숍’을 내년께 조성한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K타운’ 조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중소기업청은 소상공인연합회, 세계중소기업협의회(ICSB) 한국지부, 소상공인진흥재단 등과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조사를 했다. 인도네시아대사관을 통해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조성된 보정동 카페거리는 특색있는 카페와 제과점 등 126곳의 점포가 영업 중인 용인의 대표 상권 중 하나다. 일반 주택가로 큰 특색이 없었던 이곳을 소상공인들과 용인시, 단국대가 힘을 합쳐 상권을 활성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보정동 카페거리의 성공 사례를 듣고 소상공인의 해외 진출 사업을 패키지로 묶는 방안을 검토했다. 소상공인을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대신 여러 곳을 함께 지원한다면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
해외 진출 시 국내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현지 지역사회에도 인센티브(유인책)가 있어야 했다. 주 청장은 항구산업이 쇠퇴한 뒤 죽어있던 공간을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에 저렴하게 임대해 되살린 영국 런던 동부의 카나리 워프 등을 모델로 삼았다. 도심 외곽의 임대료가 싼 지역에 성공 경험을 보유한 국내 소상공인들이 들어가면 상권이 활성화된다는 논리로 지방자치단체와 건물주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이곳에서 K팝 공연을 여는 등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도 검토하고 있다.
주 청장은 “소상공인이 개별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시간도 많이 들고 비용도 커 성공하기 어렵다”며 “협업화, 조직화를 통해야만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 청장은 “2020년까지 1000건의 성공사례를 내놓겠다”며 “보정동 카페거리가 첫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