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이 중대형에서 중소형을 거쳐 초소형으로 진화하면서 이동식 목조주택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김경래 OK시골 사장은 전원주택 전문가다. 전원주택 전문 잡지 편집장으로 일하다 2004년 아예 강원도 치악산 자락으로 내려가 전원생활을 하면서 전원주택 교육사업, 전원주택 개발 컨설팅 등을 하고 있다.

그는 최근 전원주택 시장의 가장 큰 트렌드로 초소형화를 꼽는다. 1990년대 중·후반에는 넓은 땅에 호화롭게 짓는 별장형 주택이 시장을 주도했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330㎡ 안팎 땅에 60㎡ 정도 크기로 짓는 중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었다. 최근 들어선 크기가 더욱 줄어든 초소형 이동식 주택이 많이 공급되고 있다. 김 사장은 “고령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골에 전원주택을 소유하는 것보다 도심에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저렴한 가격에 건립이 가능한 이동식 목조주택, 컨테이너하우스 방갈로 등 초소형 주택이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특히 이동식 목조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했다. 그는 “경기 양평, 가평 등의 국도변을 따라가다 보면 이동식 전원주택을 전시해 두고 파는 업체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며 “전용면적 60~80㎡ 안팎의 중소형 전원주택이 잘 팔리지 않자 전원주택 시공업체들이 전용면적 20㎡ 안팎 이동식 목조주택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식 목조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2000만원대에 건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동식 목조주택 가격은 2000만원 안팎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이동·설치비 100만~200만원이 추가로 든다. 공장에서 먼 곳은 운반비가 조금 더 올라간다. 물론 토지 매입비용, 부지조성비용, 정화조·상하수도·전기 설치비용 등은 별도다.

공기가 짧다는 것도 장점이다. 보통 하루 만에 설치가 끝난다. 공장에서 만들어 배달하는 집이어서다. 또한 트럭이 다닐 길만 뚫려 있다면 어디든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사용 도중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다.

선택의 폭도 넓다. 고객은 전시장 겸 작업장에서 여러 타입을 둘러본 뒤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5t 트럭으로 현장에 배달한 뒤 크레인이나 지게차로 설치한다. 김 사장은 “귀농·귀촌하는 이들은 중소형 주택을 제대로 짓지만 도시에 살면서 가끔 들러 머리를 식히거나 귀농·귀촌을 미리 체험해 보려는 이들은 이동식 목조주택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동식 주택의 종류는 목조주택, 스틸하우스, 황토집, 통나무집 등으로 다양하다. 아치형, 직사각형 등 외관도 업체에 따라 다르다. 최근엔 기능성과 난방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다. 건강을 위해 황토로 마감하거나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화목보일러를 장착해 겨울을 따뜻하게 나면서도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

OK시골이 보급 중인 이동식 황토주택이 대표적이다. 황토, 대나무, 숯 등 친환경 소재로 짓는 황토주택이어서 건축 재료 하나하나가 살아 숨쉰다. 건물 주재료는 황토와 숯이다. 황토는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한국에서 옛날부터 건축물을 지을 때 많이 사용해온 재료다. 독소 제거 효과가 있어 신체 내 노폐물을 제거해주고 습기를 머금거나 내뱉는 방식으로 공기 중 습도를 조절하는 데 효과적이다. 숯은 원적외선을 방사해 인체의 모세혈관을 확장함으로써 체내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돕는다. 유기물 분해력이 뛰어난 방선균을 지니고 있어 공기 정화에도 효과가 있으며 집 안의 컴퓨터, TV 등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차단하는 기능도 있다.

다만 아무리 작은 집이라 하더라도 정식으로 집을 지으려면 농지전용을 하고 건축신고를 한 뒤 사용승인(준공)을 받아야 사후 법률적 문제를 피할 수 있다고 김 사장은 강조했다. 최근 건축신고를 하지 않고 농막 형태로 이동식 목조주택을 짓는 경우도 많다. 농막은 면사무소 신고만으로 농지나 임야에 설치할 수 있다. 주거시설로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기·수도·가스 시설 등을 설치할 수 없었지만 2012년부터 농막에 간단한 취사나 농작업 뒤 샤워할 수 있도록 간선공급설비 설치를 허용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