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南男北女)’ 커플이 점차 늘고 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탈북 미녀들이 등장하면서 한국 남성 사이에 인기가 높다. 다른 국제결혼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언어적 차이가 작다는 장점도 부각되고 있다.

탈북자 가운데 남성보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도 남남북녀 커플이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탈북자 1275명 중 1024명(80.3%)이 여성이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 749명 가운데 605명(80.7%)이 여성으로 집계됐다.

상당수는 결혼 적령기 여성이다. 국내 거주하는 탈북자 총 2만9121명 가운데 20~39세 결혼 적령기 여성이 1만2413명(43%)에 이른다. 남남북녀 커플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수진 엔케이결혼 대표는 “가족이 없는 싱글 여성이 가족의 생사를 책임져야 하는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탈북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남성은 탈북 과정에서 발각되면 대부분 북송돼서 목숨을 잃는 데 비해 여성은 중국 등 해외에서 살다가 한국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남북녀 커플을 연결해주는 탈북자 전문 결혼정보업체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탈북자 전문 결혼정보업체는 30~40곳에 이른다. 김 대표는 “탈북자 전문 결혼시장이 형성된 건 10년가량 됐는데 워낙 시장이 작다 보니 전문 결혼정보업체가 많지 않았다”며 “최근 북한 여성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20개 안팎이던 관련 업체가 30~40곳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우후죽순으로 탈북자 전문 결혼정보업체가 생기다 보니 피해 사례도 나오고 있다. 그는 “맞선 대상인 탈북 여성을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고용하는 등 피해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탈북 여성의 신원 확인이 가능한 업체인지, 회원 관리 노하우를 갖췄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