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 광고문구 多 모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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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글박물관 '광고 언어의 힘…' 특별전
“덮어 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1960~1970년대에 산아제한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한 공익광고 문구다. “루우프를 아십니까?”는 피임법을 알리기 위한 카피(광고 문안)였다. 이처럼 광고에 들어가는 글은 간결하고 인상적이어야 한다. 광고 문구가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미학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개화기부터 현재까지 130여년의 광고 역사를 우리 말과 글의 관점으로 조명하는 전시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국립한글박물관이 28일 개막한 특별전 ‘광고 언어의 힘, 보는 순간 당신은 이미 사로잡혔다’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신문, 영상, 도면 등 광고 자료 357점과 시대별로 대표적인 광고 문구 283점 등 647점의 자료를 4부로 나눠 소개한다.
1부 ‘광고를 읽는 새로운 시각, 광고 언어’에서는 1886년 2월22일자 ‘한성주보’에 실린 국내 최초의 상업광고 ‘덕상세창양행고백’, 최초의 전면광고가 실린 1899년 11월14일자 ‘황성신문’ 등 개화기부터 1945년까지의 주요 광고를 통해 광고 언어의 발달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한성주보에 실린 세창양행의 상업광고는 자명종 등 서양 물건을 들여왔음을 알리는 내용인데, ‘널리 알린다’는 뜻의 광고(廣告) 대신 ‘고백(告白)’이라고 쓴 점이 눈길을 끈다.
2부 ‘광고 언어의 말멋’에서는 현대적 감각의 광고 문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준다. 최근 광고 문구는 제품 이름을 반복해 소비자가 익숙해지게 하는 형태(새우깡 TV 광고), 제품 특성을 광고에 드러내는 형태(‘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에이스침대 광고), 신조어 등을 만들어 색다르게 관심을 끄는 형태(SSG닷컴을 ‘쓱’이라고 부르는 신세계그룹 홈쇼핑 광고) 등으로 구분된다.
3부 ‘광고 언어의 말맛’에서는 광고 글자체와 도안이 시대별로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여주고, 4부 ‘광고 언어, 우리들의 자화상’에서는 가족관의 변천 등 광고에 담긴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다음달 10~31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전시 연계 교육도 한다. 김정우 한성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한명수 배달의민족 이사, 정철 카피라이터, 박선미 대홍기획 크리에이티브솔루션본부장 등이 강연자로 나온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개화기부터 현재까지 130여년의 광고 역사를 우리 말과 글의 관점으로 조명하는 전시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국립한글박물관이 28일 개막한 특별전 ‘광고 언어의 힘, 보는 순간 당신은 이미 사로잡혔다’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신문, 영상, 도면 등 광고 자료 357점과 시대별로 대표적인 광고 문구 283점 등 647점의 자료를 4부로 나눠 소개한다.
1부 ‘광고를 읽는 새로운 시각, 광고 언어’에서는 1886년 2월22일자 ‘한성주보’에 실린 국내 최초의 상업광고 ‘덕상세창양행고백’, 최초의 전면광고가 실린 1899년 11월14일자 ‘황성신문’ 등 개화기부터 1945년까지의 주요 광고를 통해 광고 언어의 발달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한성주보에 실린 세창양행의 상업광고는 자명종 등 서양 물건을 들여왔음을 알리는 내용인데, ‘널리 알린다’는 뜻의 광고(廣告) 대신 ‘고백(告白)’이라고 쓴 점이 눈길을 끈다.
2부 ‘광고 언어의 말멋’에서는 현대적 감각의 광고 문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준다. 최근 광고 문구는 제품 이름을 반복해 소비자가 익숙해지게 하는 형태(새우깡 TV 광고), 제품 특성을 광고에 드러내는 형태(‘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에이스침대 광고), 신조어 등을 만들어 색다르게 관심을 끄는 형태(SSG닷컴을 ‘쓱’이라고 부르는 신세계그룹 홈쇼핑 광고) 등으로 구분된다.
3부 ‘광고 언어의 말맛’에서는 광고 글자체와 도안이 시대별로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여주고, 4부 ‘광고 언어, 우리들의 자화상’에서는 가족관의 변천 등 광고에 담긴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다음달 10~31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전시 연계 교육도 한다. 김정우 한성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한명수 배달의민족 이사, 정철 카피라이터, 박선미 대홍기획 크리에이티브솔루션본부장 등이 강연자로 나온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