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의 창포마을은 마을 이름처럼 국내 최대 규모의 창포군락지를 품고 있다. 깨끗하게 보존된 산림과 하천, 각종 희귀 수생식물이 서식하는 습지 등 생태관광 최적지로 손꼽힌다.

이 마을은 만경강의 최상류인 대아호 바로 위쪽에 있다. 마을을 휘감은 만경강 상류는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서식할 정도로 깨끗하다. 한국의 고유종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창포다. 창포마을의 창포는 순수한 천남성과의 고유종 창포다. 전국 하천이나 공원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 창포는 외래종인 붓꽃과의 노란꽃창포다. 고유종 창포는 꽃이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한 향과 멋을 자랑한다.

창포마을 일대는 원래 안남·신상·운용·대향마을 등 4개로 이뤄져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창포를 소재로 한 농촌 개발을 위해 마을 이름을 창포마을로 바꾸고 국내 최대인 1만3000여㎡ 규모의 창포군락지를 조성했다. 고유종 창포를 집단으로 재배한 것은 이곳이 처음이다.

창포마을에선 창포머리감기, 창포비누 만들기 등 창포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1년 내내 할 수 있다. 계절마다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봄에는 봄나물을 캐고 향긋한 봄맛을 느낄 수 있다. 금낭화, 석창포 등 야생화 화분 분양 등을 할 수 있다. 여름에는 오월단오 창포심기, 천연염색, 양봉체험, 민물고기 먹이주기체험 등이 준비돼 있다. 가을에는 감따기, 곶감깎기 등이 마련된다. 고산 곶감은 상주 곶감과 함께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겨울에는 얼음썰매타기, 닥나무팽이치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이 마을의 자랑거리인 ‘다듬이 할머니 연주단’ 공연도 만날 수 있다. 고단한 시집살이를 풀어냈던 다듬이 소리를 마을의 자원으로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이제는 마을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 할머니들의 경쾌한 다듬이질 소리를 듣다 보면 농촌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마을뿐만 아니라 대아수목원, 고산자연휴양림 등 인근의 관광지도 둘러볼 수 있다. 숙박은 가족실(4인 기준) 성수기 7만원, 비수기 5만원. (063)261-7373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