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가격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던 전셋값이 지역별로 탈(脫)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접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시·군·구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서초·송파구의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초가 0.15%, 송파는 0.06% 내렸다. 강남구도 보합권에 머물렀다. 반면 강남3구 매매가격은 17주 연속 상승세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재건축 호재 때문에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이 지역에선 매매 수요와 전세 수요가 전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 중심의 지방은 투자 수요가 많은 수도권과 달리 전셋값과 매매가격의 상관관계가 높은 편이다. 한국감정원 주택통계실 관계자는 “부산 해운대, 전남 여수 등 전국적인 수요가 몰리는 일부 지역을 빼고는 전세가격이 대체로 매매가격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했다. 지난주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각각 0.11%와 0.06% 떨어진 충남은 홍성과 천안에서 신도시 입주물량 증가와 함께 가격이 내려가면서 충남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쳤지만 충남에 둘러싸인 대전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각각 0.01%와 0.05% 상승했다.

경기 흐름에 따라 매매·전세가격 상관관계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요자들이 집 구입보다 전세를 선호하면서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전세가격은 올랐지만, 2~3년 전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80%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전셋값이 매매가격 상승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 2년 동안은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밀어올렸다”며 “최근엔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가격이 하락하면서 매매가격도 보합권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