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품작을 통해 젊은 세대의 나라사랑 정신을 봤습니다. 영상에 담긴 다양한 열정과 아이디어에 감동했습니다. 이들의 진심이 과거 영웅들의 애국심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국립현충원을 열린 호국 공원으로 가꿔나가겠습니다.”

20일 국립서울현충원 29초영화제 시상식에서 만난 김인호 국립서울현충원장(사진)은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에도 불구하고 참여 열기가 높아 기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9초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현충원을 영상에 담기 위해 방문한 사람이 많았다”며 “영화제에 참여한 이들에게 꼭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찍느라 현충원에 처음 오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다양한 사람이 내놓은 작품을 보며 나라와 영웅에 대한 자신의 평소 생각을 곱씹어본 사람도 있겠지요. 모두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나라사랑 정신을 본받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 원장은 “현충원은 나라를 위해 살다 가신 이들의 묘역인 동시에 현 시대의 국민들이 애국정신과 희생의 의미를 돌아보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현충원은 과거를 모아두기만 한 공간이 아닙니다. 한때 국립묘지로 불리던 이름을 현충원으로 바꾼 것도 이곳이 묘지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죠. 옛 사람들의 충의와 위훈(偉勳)을 기리고, 그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품작 중에서도 애국과 영웅의 의미를 오늘날의 관점에서 풀어낸 것이 많았습니다.”

김 원장이 국립서울현충원을 소통과 참여의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하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국립서울현충원은 매월 마지막 주에 국군교향악단의 정기 음악회를 개최하고, 4월과 11월에는 각각 수양벚꽃행사와 단풍제를 열고 있다. 올해 사진전시관 안에 기획전시실을 설치해 국민참여형 소통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더욱 많은 사람이 현충원을 쉽게 찾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29초영화제 역시 많은 이가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을 나누기 위해 개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충원은 올바른 국가관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장’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호국영령의 유가족은 물론 일반 시민도 편히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문화를 체험하고 쉴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