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개미, 벤치, 분수대 등을 다채로운 기호로 압축한 이 그림은 가우디를 오마주한 작품 중 한 점이다. 가우디가 설계한 바르셀로나 구엘공원을 산책하며 느낀 감성을 콜라주 기법으로 형상화했다. 커다랗게 그려진 숫자 ‘8’ 모양은 개미를 은유한다. 개미 안에는 빨간색의 동그란 눈과 알쏭달쏭한 기호를 그려 천진난만한 미감을 더했다. 부리부리하고 커다란 눈은 태양, 영혼, 깨달음을 상징한다. 절제된 감성으로 이미지를 파편화하고, 자유분방한 원색을 덧칠한 화면에서는 부싯돌처럼 야릇한 빛이 새어 나온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