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2일 경기 판교에 있는 넥슨코리아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수사관들이 압수한 물품을 상자에 담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12일 경기 판교에 있는 넥슨코리아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수사관들이 압수한 물품을 상자에 담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진경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의 비상장 넥슨 주식 부당취득 의혹을 수사 중인 이금로(인천지검장) 특임검사팀이 12일 진 검사장의 자택과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 회장의 자택·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을 꾸린 지 엿새 만이다. 압수수색 대상엔 넥슨 계열사 부당인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 회장의 개인회사 사무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 검사장과 김 회장의 개인비리로 수사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검찰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2005년 당시 비상장 넥슨 주식 1만주를 넥슨 측에서 빌린 4억여원으로 사들인 뒤 되팔고, 넥슨재팬 주식을 재차 사들여 126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은 특임검사팀이 주식 거래 과정에서 진 검사장과 김 회장이 비리를 저지른 단서를 포착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부의 기존 수사를 넘겨받은 뒤 인력을 보강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특임검사팀은 지난 11일 넥슨의 일본 상장 업무에 관여했던 실무자를 소환조사하던 중 압수수색의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대상에 제주 NXC(넥슨 지주회사) 사무실과 김 회장의 개인회사 와이즈키즈가 포함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와이즈키즈는 김 회장 부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이 회사는 NXC와의 부당한 주식거래를 통해 NXC의 ‘알짜’ 부동산임대업 계열사인 엔엑스프로퍼티스를 공짜로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이 김 회장의 넥슨 경영 전반에 걸친 비리를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진 검사장의 주식 취득 외 개인비리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다른 사람 명의로 등록된 제네시스 차량을 사용해온 정황을 포착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승용차를 상납받았다는 의혹도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두 차량은 진 검사장이 신고한 재산 내역에는 없었다. 특임검사팀은 이르면 다음주 김 회장과 진 검사장을 소환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