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이첨단소재는 6일 전북 새만금산업단지에서 PPS 군산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왼쪽 두 번째부터), 닛카쿠 아키히로 도레이 사장,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송하진 전북지사가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연합뉴스
도레이첨단소재는 6일 전북 새만금산업단지에서 PPS 군산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왼쪽 두 번째부터), 닛카쿠 아키히로 도레이 사장,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송하진 전북지사가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연합뉴스
화학소재 기업인 도레이첨단소재가 전북 군산 새만금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폴리페닐렌 설파이드(PPS) 생산기지를 세웠다.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은 6일 군산 새만금산업단지에서 열린 PPS 군산공장 준공식에서 “군산공장을 세계적인 PPS 생산기지로 키워 사업 전체 규모 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PPS 사업을 강화해 2020년에 매출 5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세계 첫 일관생산 체제 구축

PPS는 자동차나 전자제품, 의료기기의 금속 소재를 대체하는 고부가가치 플라스틱 소재다. 금속보다 가벼워 전기자동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무게를 줄일 수 있어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불린다. 200도 이상 고온을 견딜 수 있는 데다 가공도 쉬워 부품소재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PPS 군산공장을 미래 성장기지로 점찍었다. 일본 도레이의 한국법인인 이 회사는 2014년 도레이케미칼(옛 웅진케미칼)을 인수한 데 이어 군산공장 준공을 계기로 ‘퀀텀점프’하겠다는 목표다.

이 공장은 원료부터 수지(중간재), 컴파운드(수지에 첨가물을 섞어 만드는 플라스틱)를 모두 생산하는 일관생산 체제를 갖췄다. PPS 일관생산 체제 공장은 세계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도레이첨단소재 관계자는 “PPS 수요가 늘어나는 데 비해 아직 전문 생산기지를 갖춘 곳은 드물어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투자한 일본 기업 성공 사례로

도레이첨단소재는 일본 기업이 한국에 투자한 사례 중 가장 성공한 모델로 꼽힌다. 도레이는 1972년 삼성그룹이 옛 제일합섬(현 도레이케미칼)을 설립할 때 지분 34%를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 투자에 꾸준히 공을 들였다. 도레이는 1999년 (주)새한과 합작해 도레이새한을 설립했다. 이후 새한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해 100% 자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로 이름을 바꿨다.

이 회장은 “군산공장 가동을 통해 PPS 사업을 확대하면 당초 목표로 정한 2020년 매출 5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충분히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작년에 매출 2조798억원, 영업이익 1290억원을 기록했다.

○추가 투자도 검토

이 회장은 추가 투자 가능성을 내비쳤다. 군산공장 투자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확보해 놓은 부지가 있기 때문에 PPS 관련 사업을 확대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공장에선 연간 8600t의 PPS 수지를 생산한다. 2차 증설을 통해 2018년까지 기존 최대 생산기지인 일본 도카이 공장 규모(연산 1만9000t)와 비슷한 수준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후 군산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집행하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컴파운드 생산 규모는 연산 3300t에 달한다. 도레이첨단소재는 군산공장을 중국 수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기로 했다. 이곳에서 생산한 PPS 수지 중 60~70%는 중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한국은 PPS 주요 수요처인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어 관세가 3.9%에 불과하다. 일본은 중국과 FTA를 맺고 있지 않아 6.5%의 관세를 물고 중국에 수출해야 한다. 또 군산은 중국과 가까워 물류비도 아낄 수 있다.

이번 공장 준공은 산업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필름 부직포 등 한정된 소재만 생산하는 국내 소재산업에 변화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SK케미칼도 일본 데이진과 합작해 올 하반기 울산에 PPS 원료생산 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군산=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