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사공단, 첨단산단으로 변신한다
부산시가 부산의 대표적 노후 공단인 금사공업지역을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하는 재생사업에 나섰다. 부산의 노후공단 재생사업 추진은 2009년 사상공업지역에 이어 두 번째다.

시는 금사공단을 재생해 부산의 첨단 정보산업단지로 자리잡은 인근 해운대 센텀시티와 석대첨단산업단지, 반여첨단산업단지(제2센텀산업단지) 등과 연계해 동부산권의 대표 첨단산업단지 벨트로 키울 방침이다.

시는 5000억원을 투입해 부산 금정구 금사·회동동 일대 81만3000㎡ 부지에 도시경제기반형 재생사업을 추진한다고 28일 발표했다. 올 하반기 금사공단 타당성 및 재생계획 구상용역비 3억원을 확보해 추진할 계획이다. 금사공단을 산업·지원·공공시설 기능을 합친 복합용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한 건물에 제조 공장뿐 아니라 연구·전시·판매 등 지원시설이 동시에 들어서는 복합단지를 구축한다.

시는 연구개발(R&D) 시설을 건립할 수 있는 도시재생법과 도로·교통·공원 등 산단 내 기반시설을 확충할 산업입지법을 모두 적용해 정부 공모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국·시비 500억원을 투입해 아파트형 공장인 지식산업센터와 연구개발(R&D)센터 등 핵심복합시설을 만들고, 도로 확장·주차장 조성 등으로 기반시설을 확충할 방침이다. 이어 용적률 상향과 산업용지 비율 완화 등의 각종 혜택을 제공해 민간자본 4500억원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재생사업을 공단 전체로 확장할 계획이다.

금사·회동동에 걸쳐 있는 금사공단(1.05㎢)은 1960년 전후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공업지역이다. 1974년 구획정리사업에 따라 준공업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생산기지의 틀을 갖췄다. 부산항과 가까운 입지와 풍부한 인력 공급, 교통망 등의 이점으로 노동집약적인 신발과 섬유업체가 밀집했다. 1980년대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파크랜드, 풍영, DRB동일, 욱성화학 등 부산을 대표하는 기업이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급속한 쇠퇴의 길을 걸었다. 1990년 2만5379명이던 근로자 수는 2012년 1만160명으로 22년 만에 60% 이상 줄었다. 사업체 수도 가장 많던 2003년 1678개에서 2012년 1599개로 7% 넘게 감소했다. 이 지역은 2014년 기준 노후주택비율(준공 20년 이상)이 79.9%에 이르고, 5년 이하 신규주택 비율은 0%일 정도로 건물 노후화가 심각하다.

시 관계자는 “금사공단은 도시고속도로·지하철 4호선 등이 인접해 교통여건이 좋고 센텀시티, 석대산단 등과 연결된 도심 산업단지”라며 “40년이 넘은 금사공단을 융복합 첨단단지로 재생해 부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