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제품 하나에 여러 기능 결합, '융복합'이 실현하는 더 편한 세상…'스마트 시대'의 가전, LG전자가 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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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1+1=2'그 이상의 시너지
냉장고에 정수기·김치냉장고 합치고
일반 무선청소기에 핸디형 제품 결합
에어컨 하나로 2개 제품 설치한 효과
가전이 바꾸는 주거 문화
기존 제품에 지름 4㎝ 장치 붙이면
스마트폰으로 제어 '스마트씽큐' 출시
더 쉽고 편리한 '스마트홈' 구현
LG전자
'1+1=2'그 이상의 시너지
냉장고에 정수기·김치냉장고 합치고
일반 무선청소기에 핸디형 제품 결합
에어컨 하나로 2개 제품 설치한 효과
가전이 바꾸는 주거 문화
기존 제품에 지름 4㎝ 장치 붙이면
스마트폰으로 제어 '스마트씽큐' 출시
더 쉽고 편리한 '스마트홈' 구현
“정수기 관리를 외부 업체에 맡기면 통상 월 3만원가량 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제품을 사면 1만5900원이면 충분합니다.”
23일 서울 논현동에 있는 LG전자 베스트샵 강남 본점 3층. 판매원이 한 신혼부부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었다. 정수기에 대한 설명 같지만 이들 앞에 있는 제품은 냉장고였다. LG전자가 냉장고에 얼음정수기를 결합해 2013년 내놓은 ‘얼음정수기 냉장고’다. 판매원은 “일반 정수기를 빌려 써도 월 5만원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제품에 여러 기능을 결합한 융복합 가전이 가전의 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2~3개 기능을 갖춘 가전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은 더 편해지고, 제조업체는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어서다.
LG전자에서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조성진 사장은 “정수기를 연구하다 보니 냉장고와 연관이 있다는 생각에 정수기 냉장고를 개발했고, 이는 냉장고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융복합 가전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융복합 제품은 LG전자가 중국 업체 등 후발 업체와의 격차를 벌리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기능 붙이니 부가가치도 ‘업’
융복합 가전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가전제품을 하나의 제품으로 합친 게 첫 번째다. 앞서 언급한 얼음정수기 냉장고가 대표적이다. LG전자 융복합 가전의 효시인 얼음정수기 냉장고는 철저한 수요 조사를 통해 탄생했다. 조사를 해보니 정수기를 쓰지 않는 소비자 10명 중 6명이 정수기 구입 의사가 있었다. 얼음정수기의 선호도도 높았다. 하지만 대부분 고객은 비용과 집 안 공간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들어 구입을 꺼렸다.
정수기를 냉장고 안으로 집어넣으니 공간 문제가 해결됐다. 정수기 자체의 크기가 동일 기능의 정수기 단품의 절반에 불과해 냉장고 안에서 차지하는 면적도 크지 않았다. 가격과 전기요금 역시 별도로 구매하는 것보다 줄었다. 김치냉장고와 일반냉장고를 결합한 ‘프리스타일 냉장고’와 냉장고와 에어컨, 세탁기의 기능을 합쳐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도 여기에 해당한다.
비슷한 종류의 제품 두 개를 하나에 붙여 시너지를 내도록 한 제품도 있다. 올 1월 출시한 ‘듀얼 에어컨’이 그중 하나다. 각각 별도의 실외기를 사용하는 에어컨 2개를 하나로 붙였다. 한쪽 에어컨은 가까운 곳에 약한 바람을, 다른쪽 에어컨은 먼 곳에 강한 바람을 보내 실내를 골고루 시원하게 할 수 있다. 거실에 있는 사람 숫자를 감지해 한 사람만 있으면 한쪽 에어컨만 켜는 등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다. 드럼 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를 붙인 ‘트윈워시’와 일반 무선 청소기에 소형 청소기를 결합한 ‘핸디스틱 청소기’가 비슷한 종류다.
개발에 8년 걸리는 등 높은 기술력 필요
융복합 가전을 개발하려면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할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150여명의 연구인력을 투입해 개발에 8년이 걸린 트윈워시는 융복합 가전 개발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준다. 처음엔 수직으로 돌아가는 드럼 세탁기와 수평으로 돌아가는 통돌이 세탁기를 그냥 합쳐 놓았더니 공진 현상(단위 시간당 흔들리는 횟수가 서로 같은 진동이 만나면 진동이 점점 증폭되는 현상)이 일어나 금방 고장이 났다. 개발팀은 고민 끝에 통돌이 세탁기의 진동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에 쓰이는 서스펜션 기술을 적용했다.
또 두 개의 세탁기를 붙여서 늘어나는 크기를 줄이기 위해 기존보다 40% 작은 모터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457개의 특허가 나왔고 20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들었다.
핸디스틱 청소기 개발 때는 조성진 사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집에서 샘플을 만들어 오기도 했다. 찌든 때를 효과적으로 닦기 위한 보조걸레를 만든 것이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집무실 바닥도 카펫을 걷어내고 마루 바닥으로 바꿨다. 원활하게 동작하는지 시험하기 위해서다.
얼음정수기 냉장고에는 고효율 진공 단열재를 적용했다. 냉장고 문에 달린 정수기 작동 과정에서 냉기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주거문화 변화 타고 수요 증가
융복합 가전은 1인 가구 증가, 중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 등에 따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주방이 거실과 연결된 개방형 주방 구조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점도 융복합 가전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다. 여러 가전의 기능을 융복합 가전 하나로 해결할 수 있으면 그만큼 공간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차별화한 제품을 내놔야 한다는 점도 융복합 가전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가전에 사물인터넷(IoT) 등 각종 기술을 접목해 융복합 수준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지름 4㎝ 단추 크기의 장치를 부착하기만 해도 가전제품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씽큐’를 내놨다. 조 사장은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IoT 적용 융복합 가전제품으로 스마트홈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23일 서울 논현동에 있는 LG전자 베스트샵 강남 본점 3층. 판매원이 한 신혼부부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었다. 정수기에 대한 설명 같지만 이들 앞에 있는 제품은 냉장고였다. LG전자가 냉장고에 얼음정수기를 결합해 2013년 내놓은 ‘얼음정수기 냉장고’다. 판매원은 “일반 정수기를 빌려 써도 월 5만원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제품에 여러 기능을 결합한 융복합 가전이 가전의 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2~3개 기능을 갖춘 가전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은 더 편해지고, 제조업체는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어서다.
LG전자에서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조성진 사장은 “정수기를 연구하다 보니 냉장고와 연관이 있다는 생각에 정수기 냉장고를 개발했고, 이는 냉장고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융복합 가전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융복합 제품은 LG전자가 중국 업체 등 후발 업체와의 격차를 벌리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기능 붙이니 부가가치도 ‘업’
융복합 가전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가전제품을 하나의 제품으로 합친 게 첫 번째다. 앞서 언급한 얼음정수기 냉장고가 대표적이다. LG전자 융복합 가전의 효시인 얼음정수기 냉장고는 철저한 수요 조사를 통해 탄생했다. 조사를 해보니 정수기를 쓰지 않는 소비자 10명 중 6명이 정수기 구입 의사가 있었다. 얼음정수기의 선호도도 높았다. 하지만 대부분 고객은 비용과 집 안 공간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들어 구입을 꺼렸다.
정수기를 냉장고 안으로 집어넣으니 공간 문제가 해결됐다. 정수기 자체의 크기가 동일 기능의 정수기 단품의 절반에 불과해 냉장고 안에서 차지하는 면적도 크지 않았다. 가격과 전기요금 역시 별도로 구매하는 것보다 줄었다. 김치냉장고와 일반냉장고를 결합한 ‘프리스타일 냉장고’와 냉장고와 에어컨, 세탁기의 기능을 합쳐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도 여기에 해당한다.
비슷한 종류의 제품 두 개를 하나에 붙여 시너지를 내도록 한 제품도 있다. 올 1월 출시한 ‘듀얼 에어컨’이 그중 하나다. 각각 별도의 실외기를 사용하는 에어컨 2개를 하나로 붙였다. 한쪽 에어컨은 가까운 곳에 약한 바람을, 다른쪽 에어컨은 먼 곳에 강한 바람을 보내 실내를 골고루 시원하게 할 수 있다. 거실에 있는 사람 숫자를 감지해 한 사람만 있으면 한쪽 에어컨만 켜는 등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다. 드럼 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를 붙인 ‘트윈워시’와 일반 무선 청소기에 소형 청소기를 결합한 ‘핸디스틱 청소기’가 비슷한 종류다.
개발에 8년 걸리는 등 높은 기술력 필요
융복합 가전을 개발하려면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할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150여명의 연구인력을 투입해 개발에 8년이 걸린 트윈워시는 융복합 가전 개발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준다. 처음엔 수직으로 돌아가는 드럼 세탁기와 수평으로 돌아가는 통돌이 세탁기를 그냥 합쳐 놓았더니 공진 현상(단위 시간당 흔들리는 횟수가 서로 같은 진동이 만나면 진동이 점점 증폭되는 현상)이 일어나 금방 고장이 났다. 개발팀은 고민 끝에 통돌이 세탁기의 진동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에 쓰이는 서스펜션 기술을 적용했다.
또 두 개의 세탁기를 붙여서 늘어나는 크기를 줄이기 위해 기존보다 40% 작은 모터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457개의 특허가 나왔고 20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들었다.
핸디스틱 청소기 개발 때는 조성진 사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집에서 샘플을 만들어 오기도 했다. 찌든 때를 효과적으로 닦기 위한 보조걸레를 만든 것이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집무실 바닥도 카펫을 걷어내고 마루 바닥으로 바꿨다. 원활하게 동작하는지 시험하기 위해서다.
얼음정수기 냉장고에는 고효율 진공 단열재를 적용했다. 냉장고 문에 달린 정수기 작동 과정에서 냉기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주거문화 변화 타고 수요 증가
융복합 가전은 1인 가구 증가, 중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 등에 따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주방이 거실과 연결된 개방형 주방 구조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점도 융복합 가전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다. 여러 가전의 기능을 융복합 가전 하나로 해결할 수 있으면 그만큼 공간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차별화한 제품을 내놔야 한다는 점도 융복합 가전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가전에 사물인터넷(IoT) 등 각종 기술을 접목해 융복합 수준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지름 4㎝ 단추 크기의 장치를 부착하기만 해도 가전제품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씽큐’를 내놨다. 조 사장은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IoT 적용 융복합 가전제품으로 스마트홈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