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1억원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검찰 간부의 자택과 사무실을 21일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이날 박모 검사의 자택과 근무지인 서울고등검찰청 사무실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정 대표는 2010년께 감사원 감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박 검사에게 1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검사는 당시 감사원 고위 관계자와 고교 동문 사이다. 박 검사는 지난 5월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있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한 김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김씨는 2010년 3월까지 산업은행 재무본부장(부행장)으로 일하다가 2012년 3월 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이 취임하면서 대우조선으로 옮겼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고 전 사장이 재임한 3년 내내 CFO로 일하며 분식회계와 직접 관련된 업무를 맡은 인물”이라며 “수사 이후 분식회계와 관련한 첫 번째 피의자”라고 밝혔다. 김씨는 3년간 재무제표 작성·공시, 회계 및 원가관리,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맺은 성과목표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검찰은 그가 업무처리 과정에서 분식회계에 개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는 지난 20일 긴급 체포된 롯데케미칼 전 재무담당 임원 김모씨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10일 롯데그룹 수사에 들어간 이후 그룹 관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롯데케미칼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파기하고, 롯데케미칼의 법인세 탈루에도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3년 퇴사 후 자택에 보관하던 관련 문서를 최근 파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