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실현되면 매우 부정적인 경제적 여파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미국 경제 전망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으며 통화정책에서 조심스런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다음달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지난 19일 여론조사기관 ORB를 통해 8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EU에 잔류하는 쪽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53%로 탈퇴 지지(46%)를 7%포인트 차로 앞섰다. 13일 같은 기관 설문에서는 탈퇴 의견(49%)이 1%포인트 앞섰는데 엿새 만에 여론 방향이 달라졌다.

반면 19일 유고브가 165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선 탈퇴(44%)가 잔류(42%)보다 근소하게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은 잔류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20일 하루 사이 2.4% 급등해 파운드당 1.47달러 수준을 회복했다. 2008년 12월 이후 하루 상승폭으로 최고 수준이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선택하면 일어날 문제에 대해 다양한 경고와 우려 메시지도 쏟아졌다. 1992년 파운드화에 대규모 공매도 공세를 펼쳐 돈을 번 헤지펀드업계 거물 조지 소로스는 20일자 가디언지에 “브렉시트 찬성 시 ‘검은 금요일’이 촉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92년 9월16일 소로스가 이끄는 헤지펀드인 퀀텀펀드 등은 유로화 체제 전신인 유럽 환율조정체제(ERM) 때문에 파운드화가 고평가됐다고 판단해 대규모 공매도에 나섰다. 파운드화와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충격을 받은 금융시장은 이날을 ‘검은 수요일’이라고 불렀다. 영국은 이를 계기로 ERM에서 탈퇴했다.

그는 “브렉시트 시 파운드화가 15% 급락한 1992년보다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로스는 또 “영국이 EU를 떠나면 브렉시트에 베팅한 투기세력이 1992년처럼 이익을 볼 것이고, 이는 영국인을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구당 연간 3000~5000파운드(약 510만~851만원) 손실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