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지난 19일 여론조사기관 ORB를 통해 8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EU에 잔류하는 쪽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53%로 탈퇴 지지(46%)를 7%포인트 차로 앞섰다. 13일 같은 기관 설문에서는 탈퇴 의견(49%)이 1%포인트 앞섰는데 엿새 만에 여론 방향이 달라졌다.
반면 19일 유고브가 165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선 탈퇴(44%)가 잔류(42%)보다 근소하게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은 잔류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20일 하루 사이 2.4% 급등해 파운드당 1.47달러 수준을 회복했다. 2008년 12월 이후 하루 상승폭으로 최고 수준이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선택하면 일어날 문제에 대해 다양한 경고와 우려 메시지도 쏟아졌다. 1992년 파운드화에 대규모 공매도 공세를 펼쳐 돈을 번 헤지펀드업계 거물 조지 소로스는 20일자 가디언지에 “브렉시트 찬성 시 ‘검은 금요일’이 촉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92년 9월16일 소로스가 이끄는 헤지펀드인 퀀텀펀드 등은 유로화 체제 전신인 유럽 환율조정체제(ERM) 때문에 파운드화가 고평가됐다고 판단해 대규모 공매도에 나섰다. 파운드화와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충격을 받은 금융시장은 이날을 ‘검은 수요일’이라고 불렀다. 영국은 이를 계기로 ERM에서 탈퇴했다.
그는 “브렉시트 시 파운드화가 15% 급락한 1992년보다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로스는 또 “영국이 EU를 떠나면 브렉시트에 베팅한 투기세력이 1992년처럼 이익을 볼 것이고, 이는 영국인을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구당 연간 3000~5000파운드(약 510만~851만원) 손실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