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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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혜원 기자 ] "또"

저비용항공사(LCC)의 안전 사고가 나올 때마다 기사에는 '또'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이번에도 '또' 사고가 터졌다.

13일 오전 인천에서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향하던 진에어 항공기가 유압시스템 이상이 의심돼 긴급착륙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간사이 공항 착륙 약 20여분 전 조종실을 통해 랜딩 기어의 부품에 유압 계통 문제가 생겼다는 경고가 들어와 긴급 착륙했다"며 "부상자는 없으며, 공항 시설 파손, 활주로 파손 등의 물적 손상도 없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항공기는 현지 공항 현장에서 정비·점검을 받고 있다.

LCC 항공기의 안전 사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달 25일에는 부산에서 괌으로 갈 예정이던 에어부산 항공기가 엔진 결함으로 결항했다.

문제는 동일한 항공기가 지난 1월에도 같은 문제로 결항됐다는 점이다. 같은 항공기가 넉 달 만에 두 번이나 엔진 고장을 일으키면서 에어부산 측이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 제주항공은 기내 압력조절장치 이상으로 승객 152명이 호흡 곤란 증세를 호소하는 소동을 빚었다. 올 초에는 진에어가 출입문을 완전히 닫지 않고 이륙했다가 회항하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국내 6개 LCC 특별안전점검 결과를 토대로 '저비용항공사 안전강화 대책'을 마련했다. 항공기 보유 대수가 20~50대의 일정 규모에 이르면 운항증명을 받을 때 처럼 엄격한 안전운항체계 심사를 추진한다.

LCC 업체들이 엔진·기체 정비(중정비)를 외부업체에 위탁하더라도 운항 전후엔 스스로 정비를 하도록 조직 확대·개편을 명령, 권고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LCC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소 항공기 보유 대수가 20대를 밑도는 LCC도 있다"며 "사실상 부족한 보유 대수가 안전 사고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여유 항공기가 없는 LCC의 경우 각 항공기가 무리한 운항 횟수를 소화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운항 횟수를 줄이는 것이 LCC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항공사는 항공기가 운항하지 않는 시간만큼 손해를 본다고 생각해 국제선 노선 사이에 단거리 노선 등을 끼워넣는 등 운항률을 극대화한다"며 "과도한 운항 스케줄이 수박 겉핥기 식 정비를 낳는 만큼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