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의 자회사인 부실채권(NPL) 투자회사 대신에프앤아이가 회사채 발행을 보류했다. 서울 한남동 외인주택부지를 고급 주택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진 뒤 신용등급 전망 강등이라는 ‘악재’를 만나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신에프앤아이는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뒤 최대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절차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행은 지난해 말 회사채 미매각을 만회하기 위해서였지만 돌발 악재가 터진 만큼 나중에 시장 여건을 봐가면서 다시 발행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대신에프앤아이는 복수의 증권사와 함께 800억~1000억원 규모의 2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30일 대신에프앤아이의 회사채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두 신평사는 대신에프앤아이가 한남동 외인주택부지를 고급 주택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사업 전반에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지난달 10일 한남동 외인주택부지(대지면적 6만677.2㎡)를 총 6242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체결하고 계약금 624억원을 납입했다. 신평사는 회사가 중도금 4213억원은 LH의 신용등급을 활용한 중도금반환채권 유동화로, 잔금 1404억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각각 조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토지 매입비와 공사비를 합친 총 사업비는 약 1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오보균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부동산개발사업은 인허가, 자금조달, 분양 등 불확실성이 크다”며 “대신에프앤아이의 대규모 개발사업 경험이 적어 사업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자본보다 투자 규모가 커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회사의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