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 분야 업황이 악화하면서 해당 업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도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53개 증권사 중 철강 분야 애널리스트를 두고 있는 곳은 16개사뿐이다. 조선 담당 애널리스트를 두고 있는 곳도 17개사밖에 되지 않는다.

IBK투자증권은 2년 전 조선·철강을 담당하던 연구원이 떠난 자리를 충원하지 않고 공석으로 두고 있다. 신영증권과 KB투자증권도 철강업종 전담 애널리스트가 없다. 지난해 조선 담당 애널리스트가 회사를 떠난 메리츠종금증권은 현재 해당 분야 보고서를 발행하지 않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철강이나 조선 같은 중후장대 산업의 업황이 예전 같지 않아 이 분야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숫자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며 “증권사들도 투자자의 관심이 떨어진 조선·철강보다 최근 주목받는 바이오·화장품 업종 애널리스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사에 남아 있는 철강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24명뿐이다. 전체 애널리스트(1044명)의 2.1%밖에 되지 않는다. 조선 담당 애널리스트 역시 20여명에 불과하다. 업계 전반적으로 애널리스트의 위상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조선·철강 등 투자 보고서 수요가 줄어든 업종 애널리스트의 설 자리가 줄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조선·철강 업종은 한 명 이상 애널리스트가 전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다른 업종과 함께 담당하는 ‘겸업 애널리스트’도 많아졌다. 대신증권은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가 조선을 함께 맡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조선은 여행서비스업과, 철강은 상사와 묶어 각각 연구원 한 명이 담당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예전 같았으면 조선 업종만 전담해도 바쁘던 애널리스트들이 지금은 건설 등 다른 업종과 함께 조선을 담당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업계의 위축된 분위기가 증권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