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시장 장악한 알리바바·텐센트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핀테크(금융+기술)를 앞세워 대형 은행이 주도하던 금융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씨티그룹 보고서를 인용, “중국 금융시장에서 알리바바, 텐센트 등 IT기업이 현지 주요 대형은행에 필적하는 수준의 고객을 확보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는 금융시장에 도전하는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으로 알리바바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을 꼽았다. 이 회사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와 인터넷 전문 은행인 ‘마이뱅크’를 운영하고 있다.

앤트파이낸셜은 알리페이를 통해 온라인 계좌서비스와 송금서비스를 제공한다. 택시 예약과 국수배달 서비스 업무도 추가했다. 현재 알리페이 사용자 수는 4억5000만명에 이른다. 마이뱅크는 올 들어 건당 평균 6100달러의 대출 87만건을 진행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인 텐센트도 금융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사용자 수가 7억6200만여명에 달하는 메신저 위챗을 활용해 모바일 결제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 설) 동안 위챗 사용자는 텐센트 모바일결제서비스인 텐페이에서 320억개의 ‘훙바오(紅包·붉은 봉투)’를 교환했다. 훙바오는 가입자가 다른 사람에게 세뱃돈을 줄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텐센트는 인터넷 전문은행인 위뱅크도 지난해 설립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아직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텐센트의 마케팅 비용은 지난 1분기에 전년 대비 53% 늘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고객을 많이 유치할수록 더 많은 거래정보를 확보할 수 있어 자산관리, 대출 등의 금융서비스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