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한국, FTA 이행 미흡…법률시장 전면개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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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앞두고 통상 압박
자동차 좌석넓이 규제 한국뿐…규제 많아 사업 힘들어
한국 TPP 가입 위해선 노동·무역 등 새 약속 필요
자동차 좌석넓이 규제 한국뿐…규제 많아 사업 힘들어
한국 TPP 가입 위해선 노동·무역 등 새 약속 필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남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법률서비스 시장 개방을 한국에 요구했다. 대선을 앞둔 미국 정부가 통상 압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한·미 FTA가 이행되면서 여러 관세·비관세 장벽이 사라지고 지식재산권 보호가 강화되는 등 성과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사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로 법률서비스 시장을 꼽았다. 리퍼트 대사는 “법률서비스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 소비자의 선택 기회가 늘고 한국 변호사의 일자리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마련한 법률시장 개방안(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미국은 불만을 표시해왔다. 국내외 합작 법무법인의 업무 영역이 한정적이고, 외국 로펌 지분율도 49%로 제한된다는 점에서다.
리퍼트 대사는 외국 기업의 진출을 막는 규제도 개선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한국에만 있는 기업 규제가 너무 많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자동차 좌석 넓이까지 규제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업활동을 막는 불필요한 장애물이 자유무역환경을 방해한다”며 “이러다 보니 미국 기업이 한국 진출을 꺼리고 한국 기업은 파트너와 일자리 기회를 잃는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인 시야에서 규제가 마련되고, 담당자나 상황 변화에 따라 해석이 바뀌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2014년 10월 부임한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백악관과 국방부 등에서 활동했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과 산업계는 한국 등 무역흑자국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미 정부의 대응도 적극적이다. 올 들어 한국을 환율조작국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고, 한국산 철강제품에 덤핑 예비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의 이날 발언도 최근의 이런 기류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추진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의회 비준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에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TPP 비준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의회를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TPP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환영한다”면서도 “한국도 새로운 약속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북 제재에 대해선 “중장기 목표에 초점을 두고 중국 등과 조율해야 한다”며 “다음주 열리는 중국과의 전략경제대화 등에서 안건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리퍼트 대사는 이날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한·미 FTA가 이행되면서 여러 관세·비관세 장벽이 사라지고 지식재산권 보호가 강화되는 등 성과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사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로 법률서비스 시장을 꼽았다. 리퍼트 대사는 “법률서비스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 소비자의 선택 기회가 늘고 한국 변호사의 일자리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마련한 법률시장 개방안(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미국은 불만을 표시해왔다. 국내외 합작 법무법인의 업무 영역이 한정적이고, 외국 로펌 지분율도 49%로 제한된다는 점에서다.
리퍼트 대사는 외국 기업의 진출을 막는 규제도 개선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한국에만 있는 기업 규제가 너무 많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자동차 좌석 넓이까지 규제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업활동을 막는 불필요한 장애물이 자유무역환경을 방해한다”며 “이러다 보니 미국 기업이 한국 진출을 꺼리고 한국 기업은 파트너와 일자리 기회를 잃는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인 시야에서 규제가 마련되고, 담당자나 상황 변화에 따라 해석이 바뀌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2014년 10월 부임한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백악관과 국방부 등에서 활동했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과 산업계는 한국 등 무역흑자국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미 정부의 대응도 적극적이다. 올 들어 한국을 환율조작국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고, 한국산 철강제품에 덤핑 예비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의 이날 발언도 최근의 이런 기류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추진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의회 비준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에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TPP 비준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의회를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TPP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환영한다”면서도 “한국도 새로운 약속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북 제재에 대해선 “중장기 목표에 초점을 두고 중국 등과 조율해야 한다”며 “다음주 열리는 중국과의 전략경제대화 등에서 안건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