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1826년 증기자동차 실용화에 최초로 성공한 나라다. 마차업자들은 반갑지 않았다. 자동차가 사람을 죽이고 매연을 일으킨다며 규제를 주장했다. 붉은 깃발 규제, 즉 적기조례(赤旗條例·Red Flag Act)가 이때 제정됐다. 자동차는 마차보다 느리게 달려야 했다.

이번주 비타민의 커버스토리(4~5면)는 ‘적기조례와 규제의 역설’을 다룬다. 지금 보면 어처구니없는 적기조례 탓에 영국은 자동차산업의 주도권을 미국 등에 뺏기고 말았다. 우리에겐 이런 규제가 없을까. 세계 40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되는 우버는 한국에서 불법화됐다. 신산업 규제는 공무원들이 수없이 만들고, 혁신 의 기회는 사라진다.

공기 질이 세계 최하위라는 연구 결과가 해외에서 발표됐다. 연구진의 자의적인 해석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극소수였다. ‘대한민국은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만 일었다. 정규재 뉴스(6~7면)에서 다룬 ‘얼간이들의 자살론’을 다시 본다. 불평등과 빈곤이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일부 해석은 맞는 걸까. 우울증 치료 등 직접적인 해결책을 찾았던 선진국 사례에서 배울 것은 없을까. 사회문제를 보는 좀 더 성숙한 시각을 고민해본다.

오피니언(9면) 코너에선 한 주간 언론 사설이 다룬 이슈들을 돌아본다. 5·19 기념곡 제정을 둘러싸고 언론들은 이름도 생소한 ‘협치 위반’이라고 몰아세웠다. 해외사설 브리프(15면)에선 베네수엘라 정부의 저유가 위기를 다룬다. 뉴욕타임스는 사회주의 정책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평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국민소환투표를 위해 국제사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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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