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 진출 때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는 현지 직원 활용이다. 토착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직원 상당수를 현지인으로 채우지만 관리자급엔 한국인 직원을 앉히는 경우가 많다. 15명이 일하는 은행 지점이라면 보통 지점장을 포함한 관리자급 2~3명은 한국인이다. 주요 업무에 대한 결정권이 없는 현지인은 이직이 잦은 편이다.

이런 방식을 고집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인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장기적인 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 이런 시도를 하는 곳도 있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우리소다라은행장에 현지인을 앉혔다. 인사·준법부서 담당자도 현지인이다. 기업은행 필리핀 마닐라지점도 인사, 준법, 마케팅 등 핵심 업무를 현지 직원에게 맡겼다. 지점장을 뺀 5명의 관리자 가운데 3명이 현지인이다.

해외 근무인력을 선발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상당수 은행은 여전히 해외 영업점 근무 인력을 포상 차원에서 결정하지만, 해외 지점장들은 공모를 통해 영업력이 뛰어난 직원을 뽑아 보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기형 KEB하나은행 마닐라지점장은 “해외 지점은 전투병을 보내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