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일본 등 선진 금융시장에 진출한 증권회사들이 잇따라 짐을 싸고 있다. 한국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고 금리 수준이 연 1%대로 떨어지면서 현지 투자자들의 한국 투자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지난 1월 유일한 해외 사업장이었던 일본 도쿄사무소를 폐쇄했다. 회사 관계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같은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추가 사업 기회를 엿봤지만 새 먹거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지점을 사무소로 축소하고 4명이던 직원도 절반으로 줄였다. 이 회사 도쿄지점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5억7000만원과 7억7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도쿄지점을 사무소로 전환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런던과 싱가포르에 있는 현지 법인을 폐쇄했다.

선진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들은 주로 국내 주식과 금융상품 중개 업무로 수익을 낸다. 멕시코나 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에선 자기자본(PI) 투자로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지만 저성장에 빠진 선진국에선 이 같은 투자 기회를 잡기 힘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서규영 금융감독원 기업공시제도실 부국장은 “글로벌 투자은행(IB) 간 경쟁도 치열해 해외 점포들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여건”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