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 이야기-포항] 영일만대교 건설 시급한데…7년째 '발목'
경북 포항시가 영일만항 물류 이동 및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영일만대교(남구 동해면~북구 흥해읍) 건설 사업이 7년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환경단체가 ‘경제성이 떨어지고 환경을 파괴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어서다.

포항시는 2009년부터 영일만대교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과 경북 영덕을 잇는 포항~영덕 고속도로 노선의 일부다. 총 17.1㎞의 영일만대교 건설계획은 해저터널 5.4㎞, 교량 3.6㎞, 접속도로 8.1㎞로 나뉜다.

영일만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대 1사단 병력의 군함 수송 등 군사적 문제로 일부 구간을 해저터널로 건설키로 했다. 포스코 부근에는 다리를 놓기 위해 24만㎡ 규모의 인공섬 건설도 추진한다. 사업비는 1조8055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일만대교가 건설되면 자동차로 60분이 걸리는 포항과 영덕 간 소요시간이 30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정부가 2009년과 2011년에 시행한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영일만대교는 비용 대비 편익이 1에 못 미쳐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가 민간 자본을 유치해 대교 건설을 재추진키로 한 이유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 인근 국도엔 2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하루 2만3000대의 차량이 운행되고 있다”며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포항 일대 하루 교통량이 4만8000대에 달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일만대교가 건설되면 대구·경북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 영일만항으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지금보다 절반가량 줄어들 것”이라며 “영일만항이 환동해권 거점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영일만대교 건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영일만대교가 건설되면 포항 남쪽에 있는 호미곶과 구룡포읍 일대의 접근성이 좋아져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2002년 완공된 뒤 부산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광안대교처럼 지역의 새로운 명물이 될 수 있다는 게 포항시의 설명이다.

포항=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