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 살아있네"…배달 치킨·피자 '짝꿍'으로 쑥쑥 성장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공공시설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했다. 탄산음료가 비만과 당뇨,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등 시민 건강을 해친다는 판단에서였다. 2014년 초·중·고등학교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한 데 이어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정부도 지난달 저당 정책을 발표하면서 주의해야 할 음식 1순위로 탄산음료를 꼽았다.

하지만 유해성 논란과 정부 규제 속에서도 탄산음료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13년 8486억원 규모(매출 기준)였던 시장은 지난해 9362억원으로 10.3% 커졌다. 올해는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1조원 매출 돌파 전망

"탄산음료 살아있네"…배달 치킨·피자 '짝꿍'으로 쑥쑥 성장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코카콜라를 비롯한 음료부문 전체 매출은 10.1% 늘었다. 이 중 탄산음료인 코카콜라가 14%, 스프라이트가 6% 증가했다. 롯데칠성의 탄산음료 매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칠성사이다 매출은 2.8%, 펩시콜라는 9% 증가했다.

탄산음료 시장 성장의 ‘일등공신’은 피자, 치킨 등 배달음식이다. 음식을 직접 해먹는 대신 배달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배달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배달음식과 함께 탄산음료를 많이 찾는 것이다. 펩시콜라의 경우 배달용으로 많이 소비되는 500mL 페트병 기준 판매량이 2014년 약 445만상자에서 2015년 500만상자로 12.3% 증가, 펩시콜라 전체 매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경기 불황 여파로 저렴한 탄산음료가 인기라는 분석도 있다. 탄산음료는 250mL 캔 기준 1000원 정도로 주스나 스포츠 음료 등에 비해 20% 정도 싸기 때문에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식생활 서구화에 따른 수요 증가와 가격경쟁력으로 탄산음료 시장이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가격이 소폭 인상되더라도 이 같은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불황이라 탄산음료 인기?

단맛과 함께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탄산음료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불황 때는 탄산음료가 잘 팔린다는 유통가 속설도 있다.

탄산음료에 대한 수요가 많다 보니 다양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솔의눈 스파클링, 실론티 스파클링, 보성녹차 스파클링, 하늘보리 스파클링 등 기존 음료에 탄산을 더한 형태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임종일 음용식품팀 상품기획자(MD)는 “지난 1분기 탄산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4% 늘면서 과일채소음료(16.6%)와 건강기능음료(13.6%) 매출보다 빠르게 증가했다”며 “톡 쏘는 탄산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