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이 지난해 난민 유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경 통제를 크게 늘린 가운데, 유럽연합(EU)의 국경통제를 전면 부활할 경우 연 간 최대 180억유로(약 23조8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EU 집행위원회가 3일 발표했다.

집행위 는 EU 지역 내에서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는 솅겐조약 체제가 무너지고 국경통제가 영구적으로 부활할 경우, 교통비 증가, 국경검 문, 시간 지체 등으로 연간 최소 50억유로, 최대 180억유로 가량의 직접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관광객이 줄어들 고 무역량이 감소하며 생산비가 늘어나는 등의 간접비용이 추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솅겐 체제를 단순히 난민이 유입된다는 이유로 되 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준 셈이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월 유럽의회 연설에 서 “매일 170만명의 EU 노동자들이 국경을 넘어가 일하고 있다”며 “솅겐 체제가 무너지면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경고 했다. 유럽 내 노동자들은 국경을 통과할 때 국내를 오가듯이 아무런 제재나 검문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인접한 타국의 큰 도시로 출 퇴근하는 일이 흔하다. 또 EU 내 자유로운 통행을 전제로 물류 및 조직 시스템을 갖춰놓은 기업이 많아 이를 다 바꾸려면 상당 한 혼란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솅겐조약의 적용을 받는 26개 국가 중 일부 국가는 난민 유입이 크게 늘자 국경을 다시 통제 하고 있다. 솅겐조약에 따르면 국경이 위협당하는 예외적인 상황에서 6개월 단위로 최장 2년까지 국경을 통제하는 것이 허용된 다. EU는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덴마크 스웨덴 5개국의 요청에 따라 해당국 국경 통제기간 연장을 허용할 방침이다.
EU 는 솅겐조약을 지키기 위해 EU와 비(非) EU국가 간 경계에 대한 국경통제를 전체적으로 강화하려 하고 있다. 내달까지 EU 국경 과 해안 경비를 전담하는 공동 경비대를 창설할 예정이다. 또 난민이 주로 유입되는 터키와 그리스의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터키 등 을 통해 그리스로 넘어온 이주민 가운데 불법으로 분류되는 이들을 터키로 돌려보내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