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일 200여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한·이란 문화공감’ 공연을 보고 ‘K-컬처 전시’를 참관하는 등 문화외교 활동을 펼쳤다.

테헤란 밀라드타워 콘서트홀에서 열린 문화공연은 좌석 1600석이 가득 찰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청와대는 문화공연 관람객을 인터넷으로 모집한 결과 이틀 만에 마감됐다고 전했다. 45분간 이어진 공연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이란 국립오케스트라의 ‘아리랑 연곡’ ‘이븐시나’ 협연으로 시작됐다. 고대 페르시아 훈련법을 스포츠화한 이란 전통무술인 ‘주르카네이’(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선정), K-스포츠재단의 태권도 시범 공연 등이 펼쳐졌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식 한복 한지 한방의료 등 우리 전통문화를 전시·체험하는 K-컬처 전시를 참관했다. 이란에서는 ‘대장금’ ‘주몽’ 등 한국 사극의 시청률이 80%에 달하는 등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이 커 앞으로 이란 내 한국 문화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양국의 문화적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한국문화주간’을 설정, 양국의 전통문화를 조명하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됐다. 한국 단색화와 달항아리 전시, 드라마 상영회, 한·이란 시의 만남 등 한국 문화를 폭넓게 소개하는 행사도 선보였다.

정부는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기간에 ‘문화창조산업 협력 양해각서(MOU)’ 등을 맺어 이란에 한국문화원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 말미에 현지어로 “두스트 바 함라헤 쿱(친구이자 좋은 동반자)”이라고 말한 뒤 함께 전진해나가자고 제의했다. 정상회담에 이은 오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경제인 8명이 배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 기업을 측면 지원하기 위한 배려”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모든 행사에서 흰색 스카프를 머리에 착용했다. 이슬람 전통 두건인 ‘루사리’를 쓴 것이다. 청와대는 “이란 고유문화를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 등 이란 측 인사와 악수하지 않았다. 이슬람 율법은 남녀가 공공장소에서 신체 접촉을 하는 것을 금지한다.

테헤란=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