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자회사도 대부분 매각하거나 청산해야 할 전망이다. 계열분리 시기가 변수이긴 하지만 현 상태에서 그룹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한진해운이 자회사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하는데 유동성 부족으로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오는 11월10일까지 자회사 6곳에 대해 그룹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한 지분정리 작업을 마쳐야 한다. 해당 자회사는 한진해운경인터미널(지분율 85%) 한진케리로지스틱스(65%) 한진퍼시픽(60%) 한진해운신항만물류센터(60%) 부산인터내셔널터미널(33%) 부산마린앤오일(48%)이다.

공정거래법 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한진해운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손자회사다. 한진칼 자회사인 대한항공이 지분 33.2%를 보유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한진해운경인터미널 등은 한진칼 증손회사이기 때문에 한진해운이 자회사로 두려면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한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광양터미널 지분을 모두 매입하며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지분율 50%이던 한진해운신항만 주식은 전량 (주)한진에 매각했다.

나머지 자회사들도 (주)한진 등 지주회사 자회사에 매각하거나 청산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진해운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할 만큼 유동성이 부족해 자회사 잔여 지분을 매입하기 힘든 여건이어서다. 한진해운이 자회사 지분을 모두 매입하려면 장부가액 기준으로만 150억원 안팎이 소요될 전망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