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분양 성수기인 이달 하순부터 다음달까지 서울 주택시장에 12년 만에 최대(4~5월 분양 기준)인 4000여가구의 일반분양 아파트가 쏟아진다. 인기 지역인 강남권과 도심권 분양 물량이 많은 게 특징이다. 전세난에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이 겹치면서 주택 구입 대기수요자가 많은 데다 최근 서울 아파트 청약 결과도 좋아 건설업체들이 분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12년 만의 최대 봄 분양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다음달까지 서울에서 13개 단지, 총 1만543가구가 선보인다. 이 중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4003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이달 1359가구에 이어 다음달 2644가구가 공급된다. 2004년 4~5월(5113가구) 이후 최대 물량이다. 분양이 많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276가구 많다.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 조감도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 조감도
분양시장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는 지난달 1순위 청약(317가구 모집)에서 평균 33.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열흘이 채 안 돼 매진됐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9개 단지 중 8개 단지가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평균 경쟁률도 14.5 대 1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청약 결과(12개 단지 중 10개 단지 1순위 마감)와 평균 경쟁률(9.6 대 1)을 뛰어넘는다.

전셋값과 집값도 오름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시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4억원대(4억244만원)에 첫 진입했다. 전세로 살기 위해서는 2년 전인 2014년(3억300만원)에 비해 1억원 가까이 더 필요한 셈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5억6580만원으로, 작년 3월(5억3899만원)보다 4.9% 올랐다. 이춘우 브레맨리얼파트너스 대표는 “대출 규제 등으로 분양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완판(완전 판매)’ 단지들이 속출하면서 건설사마다 분양을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분양 맞불

대형 건설회사들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대단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삼성물산은 다음달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맨션1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와 일원동 개포지구 현대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루체하임’을 선보인다. 지하철 5호선 명일역에서 걸어서 1분 거리인 ‘명일역 솔베뉴’는 전체 1900가구 중 268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래미안 루체하임’은 도보 10분 내외 거리에 서울지하철 3호선 대청역, 분당선 대모산입구역이 있다.

동작구 흑석동에서는 대림산업과 롯데건설이 맞붙는다. 흑석동 흑석7구역에 짓는 ‘아크로리버하임’은 1073가구(일반분양 403가구) 대단지다. 일부에선 한강을 조망할 수 있고 9호선 흑석역이 걸어서 5분 거리다. 흑석8구역에 들어서는 ‘흑석뉴타운 롯데캐슬 에듀포레’는 지하 4층~지상 23층 7개 동에 545가구(일반분양 222가구)로 구성된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용산구에서는 KCC건설이 효창동 효창4구역을 재개발한 ‘효창파크 KCC스위첸’을 분양한다.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앞역까지 걸어서 2~3분 걸리고 서울지하철 5·6호선과 공항철도·경의중앙선을 이용할 수 있다. 경의선숲길과 효창공원이 가까워 쾌적한 주거 환경도 갖췄다.

GS건설은 은평구 응암동에서 ‘백련산 파크자이’를 분양할 계획이다. 678가구 중 268가구를 일반분양으로 내놓는다. 백련산이 가깝고 지하철 6호선 새절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영락중, 충암고 등이 가깝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