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투자 격언 중 하나인 ‘5월에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는 말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18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그동안 5월에는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이 전략이 통용됐지만 실제 수익률을 따져보면 틀린 말”이라고 밝혔다.

1901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다우존스지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 5월 초에 주식을 팔고 6월 초에 다시 매수하는 전략을 반복한 경우 연평균 수익률은 5.16%였다. ‘주식 매수 후 보유’ 전략에 따른 수익률(4.97%)을 약간 앞섰다. 하지만 주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과 세금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률은 4.11%로 떨어져 매수 후 보유전략 수익률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1901년 이후 월별 평균 수익률을 보면 7월(1.30%)과 12월(1.22%)의 성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9월(-1.00%)과 2월(-0.06%)은 부진했다. 하지만 특정 달의 평균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처럼 특정 해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홍 연구원은 “월별 수익률을 고려해 5월에 팔고 10월에 사는 전략을 써 봐도 연평균 수익률은 4.31%로 부진한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5월의 성과가 부진하다는 말이 나온 이유는 1960~1980년대 5월 평균 수익률이 유달리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0년대 5월 수익률은 다시 2%대로 뛰어 월별 수익률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홍 연구원은 “그동안 5월 수익률은 변동성이 컸기 때문에 어느 때 부진할지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2010년 이후 국내 증시의 월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5월 수익률은 -2.29%로 12개 달 중 가장 낮았다. 2010년 유럽 위기와 2012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 해외 변수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오는 5월엔 중국 주식시장의 MSCI 신흥지수 포함 여부와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등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