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셰프 컬렉션' 효성 '크레오라' 비싼 제품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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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LG전자 소비자 취향 연구소 운영
삼성 700만원대 냉장고 출시 한 달만에 1000대 팔려
LG화학, R&D비용 年 5500억…한 해 번 돈의 30% 이상 투입프리미엄에 공들이는 기업
삼성 700만원대 냉장고 출시 한 달만에 1000대 팔려
LG화학, R&D비용 年 5500억…한 해 번 돈의 30% 이상 투입프리미엄에 공들이는 기업
프리미엄 제품 열풍이 불면서 기업들은 너도나도 신제품 아이디어 연구조직을 활성화했다. 프리미엄군에 속하는 제품을 내놓으려면 기존 제품을 뛰어넘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기존 제품보다 두세 배 많은 돈을 주고 사는 제품이라면 ‘그만큼 특별해야 한다’는 게 기업들의 판단이다. “비싸도 살 만하다”는 평가를 들어야 다른 프리미엄 제품 판매도 계속 이끌어낼 수 있다.
○프리미엄 제품 연구하는 기업들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중국 인도 싱가포르 브라질 등 7개국에서 ‘라이프스타일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냉장고뿐 아니라 세탁기, 오븐 등 여러 제품군에 대해 소비자 취향을 분석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모여 프리미엄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미국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에서 인기를 끈 ‘4도어 프렌치형 냉장고’ 아이디어도 이 연구소에서 나왔다. 미국 가정의 파티문화를 고려해 냉장고 중간에 육류 등을 따로 저장할 수 있는 서랍칸을 설치했다.
LG전자도 소비자 생활 환경과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는 ‘라이프소프트리서치(LSR)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기존 냉장고에 김치냉장고 기능을 결합한 LG전자의 새로운 프리미엄 냉장고 ‘디오스 김치톡톡 프리스타일’ 개념을 세웠다. 이익규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수석연구원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제품은 계속 달라져야 한다”며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프리미엄 제품을 계속 내놓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성장동력의 연구개발(R&D)에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의 30%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2위 업체와의 R&D 비용 격차는 10배 이상이다. 작년에 LG화학이 쓴 R&D 비용은 전년 대비 8.9% 늘어난 5566억원으로 나타났다.
2013년 4470억원과 대비해선 약 24.5% 증가했다. 지난해 LG화학의 영업이익이 1조8236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벌어들인 수익의 약 30.5%를 R&D 비용으로 재투자한 셈이다.
국내 최초의 민간기술연구소로 꼽히는 효성의 기술연구소(현 효성기술원)는 1971년에 설립됐다. 효성기술원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 1위 제품인 스판덱스와 폴리에스테르 타이어코드 사업을 이끌어 왔다. 그룹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탄소섬유, 폴리케톤, 삼불화질소(NF3)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사업화를 통한 경영 성과 창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들 분야의 R&D 및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비싸도 살까’ 하는 우려 사라져
10여년 전만 해도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하면 디자인이 달라 보이는 정도였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당시만 해도 ‘비싸면 안 살 것 같다’는 우려에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 투자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을 샀을 때 실망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인식이 본격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부터다. 삼성, LG의 주도로 이런 변화가 시작됐다. 이들이 프리미엄 제품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다.
글로벌 불황으로 시장은 대부분 성장을 멈췄다. 하지만 상위 5% 시장은 주변 상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하다. 기업의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되는 시장인 셈이다. 신중철 대유위니아 마케팅담당은 “프리미엄 냉장고 구매층은 경기 불황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지갑을 연다”며 “차별화 수요를 겨냥해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 선택 이끄는 프리미엄
본격적으로 ‘공들인’ 프리미엄 제품이 나오자 시장도 들썩였다. 삼성전자가 2014년 내놓은 700만원대 프리미엄 냉장고 ‘셰프 컬렉션’은 출시 한 달 만에 1000대가 팔렸다. 출시 1년이 지나자 누적 판매량은 2만대를 넘어섰다. 문 하나 달린 일반 냉장고를 1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었다.
프리미엄이기 때문이다. 1000L 용량이어서 넉넉하게 내부 공간을 쓸 수 있다. 고기와 해산물을 장기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고기·생선 전문 보관실이 있다. 디자인도 세련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요즘 냉장고나 세탁기 한 대씩 없는 집은 없다”며 “기존과 확 다른 프리미엄 제품이어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프리미엄 제품 연구하는 기업들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중국 인도 싱가포르 브라질 등 7개국에서 ‘라이프스타일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냉장고뿐 아니라 세탁기, 오븐 등 여러 제품군에 대해 소비자 취향을 분석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모여 프리미엄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미국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에서 인기를 끈 ‘4도어 프렌치형 냉장고’ 아이디어도 이 연구소에서 나왔다. 미국 가정의 파티문화를 고려해 냉장고 중간에 육류 등을 따로 저장할 수 있는 서랍칸을 설치했다.
LG전자도 소비자 생활 환경과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는 ‘라이프소프트리서치(LSR)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기존 냉장고에 김치냉장고 기능을 결합한 LG전자의 새로운 프리미엄 냉장고 ‘디오스 김치톡톡 프리스타일’ 개념을 세웠다. 이익규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수석연구원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제품은 계속 달라져야 한다”며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프리미엄 제품을 계속 내놓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성장동력의 연구개발(R&D)에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의 30%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2위 업체와의 R&D 비용 격차는 10배 이상이다. 작년에 LG화학이 쓴 R&D 비용은 전년 대비 8.9% 늘어난 5566억원으로 나타났다.
2013년 4470억원과 대비해선 약 24.5% 증가했다. 지난해 LG화학의 영업이익이 1조8236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벌어들인 수익의 약 30.5%를 R&D 비용으로 재투자한 셈이다.
국내 최초의 민간기술연구소로 꼽히는 효성의 기술연구소(현 효성기술원)는 1971년에 설립됐다. 효성기술원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 1위 제품인 스판덱스와 폴리에스테르 타이어코드 사업을 이끌어 왔다. 그룹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탄소섬유, 폴리케톤, 삼불화질소(NF3)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사업화를 통한 경영 성과 창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들 분야의 R&D 및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비싸도 살까’ 하는 우려 사라져
10여년 전만 해도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하면 디자인이 달라 보이는 정도였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당시만 해도 ‘비싸면 안 살 것 같다’는 우려에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 투자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을 샀을 때 실망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인식이 본격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부터다. 삼성, LG의 주도로 이런 변화가 시작됐다. 이들이 프리미엄 제품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다.
글로벌 불황으로 시장은 대부분 성장을 멈췄다. 하지만 상위 5% 시장은 주변 상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하다. 기업의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되는 시장인 셈이다. 신중철 대유위니아 마케팅담당은 “프리미엄 냉장고 구매층은 경기 불황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지갑을 연다”며 “차별화 수요를 겨냥해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 선택 이끄는 프리미엄
본격적으로 ‘공들인’ 프리미엄 제품이 나오자 시장도 들썩였다. 삼성전자가 2014년 내놓은 700만원대 프리미엄 냉장고 ‘셰프 컬렉션’은 출시 한 달 만에 1000대가 팔렸다. 출시 1년이 지나자 누적 판매량은 2만대를 넘어섰다. 문 하나 달린 일반 냉장고를 1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었다.
프리미엄이기 때문이다. 1000L 용량이어서 넉넉하게 내부 공간을 쓸 수 있다. 고기와 해산물을 장기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고기·생선 전문 보관실이 있다. 디자인도 세련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요즘 냉장고나 세탁기 한 대씩 없는 집은 없다”며 “기존과 확 다른 프리미엄 제품이어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