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정부가 양국 간 통화 스와프(통화 교환) 만기를 3년 연장하고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바하마에서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를 만나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유 부총리는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바하마를 방문 중이다.

통화 스와프는 외환보유액이 부족해지는 등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정해진 한도 내에서 양국 간 통화를 교환해 외화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한국과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4월 1800억위안(약 32조원) 규모로 처음 통화 스와프를 맺었다. 2011년 11월엔 규모를 3600억위안(약 64조원)으로 확대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초 만기는 내년 10월로 18개월가량 시간이 있지만 양국은 미국 금리 인상, 가파른 엔화 가치 상승 등으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간 연장에 일찌감치 합의했다. 새로 조정된 만기는 2020년 10월이다.

통화 스와프 규모 확대 논의도 이른 시일 내에 시작하기로 했다. 이번 면담에서 유 부총리는 한국계 은행도 상하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시장조성자로 선정해 달라고 요청해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 시장조성자 은행은 장중 원화 매입·매도 가격을 제시해 가격을 형성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양국이 통화·금융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원칙에도 합의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