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사업 수주전략이 바뀌고 있다. 저(低)유가가 지속되면서 고위험·저수익 사업으로 전락한 플랜트 비중을 줄이고 지하철 터널 등 특수 토건(토목·건축) 사업을 늘리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 수주액 가운데 석유화학·가스 등의 플랜트 부문(52억달러) 비중은 45.9%로 최근 6년 새 최저치로 떨어졌다. 2011년 이후 플랜트 비중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년 전인 2014년 1분기(162억달러, 92.2%)보다 금액은 3분의 1로 급감했고 비중은 반토막났다.

지난해 전체 플랜트 수주액도 264억9000만달러(비중 57.4%)로 2011년 이후 수주액 비중 60% 선이 처음 무너졌다. 2014년 플랜트 비중 78.4%에 비해서는 2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지난해 토목과 건축, 용역사업 비중은 40.3%로 2014년(19.3%)의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수주금액도 186억1000만달러로 전년(127억달러)보다 46.5% 늘었다. 올 1분기 토목분야 수주액 비중(38.8%)도 2011년 이후 최고치다. 국내 업체들이 2014년 배럴당 100달러(두바이유 기준)를 넘던 유가가 30달러대로 급락하면서 플랜트사업 수익성도 함께 악화하자 대체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급 토목기술을 필요로 하는 지하철 터널 공사가 대표적이다. SK건설은 2022년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 도하 지하철 1호선 레드라인의 북부 터널구간 전체를 관통하는 데 지난달 말 성공했다. 총 사업비 20억달러(약 2조3200억원) 중 11.69㎞ 지하터널과 7개 역사 시공을 맡은 SK건설의 사업지분은 41.25%(8억2500만달러)다. GS건설도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14억6000만달러 규모의 지하철 차량기지 공사를 따냈다.

이해성/홍선표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