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추가 핵실험 시도가 백두산 분화를 촉발할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정부가 현실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관련 세미나와 간담회를 잇따라 열어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백두산 분화 가능성을 따져봤다.

기상청은 지난달 말 '인공지진으로 인한 백두산 분화 가능성 관련 세미나'를 진행했고, 통일부는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백두산 화산 전문가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국민안전처 특수재난실은 각계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 '핵실험에 의한 백두산 분화 촉발 가능성'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수소폭탄 개발 성공을 주장하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반발해 조만간 제5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실험장이 위치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와 백두산까지의 거리는 116㎞에 불과하다. 백두산은 2002년부터 화산가스가 새는 등 분화 전조를 일부 보여왔다.

최근엔 풍계리에서 규모 7.0의 인공지진이 발생할 경우 백두산 지하에 형성된 마그마 방의 응력변화를 유도해 분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해외 유력 학술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이 실제 백두산 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연구된 바로는 규모 7.0의 강진을 일으킬 만큼 강한 폭발력이 필요하다"며 "북한이 그 정도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북한이 감내해야 할 피해가 너무 커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북한 4차 핵실험때의 인공지진 규모는 4.8이었다. 규모 7.0의 지진은 이보다 진폭이 100배 이상 커지고 1000여배의 에너지 양을 갖는다.

기상청 관계자는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 규모가 7.0이면 한반도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면서 "이 정도는 전례가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