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을 입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가 지난 24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뒤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복을 입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가 지난 24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뒤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예비후보 기간부터 계속 양복을 입고 다닌다. 지난 24일 대구 수성구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등록을 할 때도 김 후보는 빨간색 당 점퍼를 입은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와 달리 정장 차림이었다. 다른 지역 더민주 후보들이 선거 홍보수단 중 하나로 파란색 당 점퍼를 입고 다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김부겸 후보는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당 점퍼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여권 지지세가 강한 대구 지역 정서상 더민주 로고와 색깔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선거전이 본격화되더라도 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를 받지 않을 계획이다. ‘나홀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대구는 가능한 한 (당 지도부가) 개입하지 않는 게 더 도움이 된다”며 “나홀로 선거까지는 아니더라도 대구에서만큼은 김부겸이라는 이름 석 자로 뛰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이 같은 행보는 2014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정현 의원의 선거운동 방식과 닮은꼴이다.

더민주 텃밭인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한 이정현 당시 새누리당 후보는 자신의 현수막과 홍보물에 새누리당 로고를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넣고 당 상징색인 빨간색도 모두 뺐다. 대신 중립적 이미지인 회색을 사용했다.

또 선거 기간 한 차례도 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를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시 한 지역구민이 “이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가 아니라 무소속 후보인 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