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가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불확실성=악재’라는 증권가의 오랜 공식이 선거에도 적용된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1980년 이후 아홉 번의 총선을 전후한 시기에 코스피지수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조사해 28일 발표했다. 코스피지수는 총선 전 10일 동안 평균 1.2% 하락했다. 국회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증시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 시기를 뒤로 미뤘다는 설명이다.

선거가 끝난 후 10일간 지수는 평균 0.7% 떨어졌지만 2000년과 2008년 총선을 제외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2000년에는 정보기술(IT) 거품(버블)이 꺼지면서, 2008년엔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지수가 흔들렸다. 선거 이외 재료가 지수에 훨씬 더 큰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때를 제외한 7개 총선 때 평균 코스피지수 흐름을 보면 선거 전 열흘간은 지수가 평균 0.63% 떨어졌고, 선거 후 10일 동안은 평균 0.75% 상승했다. 총선 이후 5일 동안의 지수 상승률은 평균 1.6%에 달했다. 국회의원 선거 종료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인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수를 뒤흔들 만한 재료가 없는 시기엔 선거일을 꼭짓점으로 지수가 V자 모양으로 움직이는 패턴이 나타난다”며 “올해도 4월 총선 전까지 지수가 약보합세에 머물다가 선거가 끝난 후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