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출원한 인공지능(AI) 관련 특허 건수가 미국의 2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5일 발표한 ‘국내 AI 산업 기반 점검’ 보고서를 보면 한국이 보유한 AI 관련 특허(2015년 7월 기준)는 306건으로 전 세계 AI 특허 1만1613건의 약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보유한 AI 특허(6121건)의 20분의 1, 일본(2980건)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한국의 AI 소프트웨어 기술 능력도 미국의 75% 정도에 그쳤다. 한국이 미국의 AI 소프트웨어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 정부의 AI 관련 정책적인 지원도 매우 미흡하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미국은 앞으로 10년간 총 30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AI에 투자할 계획이며 유럽연합(EU)도 2013년부터 10억유로(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해 인간 뇌를 연구하는 AI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앞으로 10년간 1070억원을 관련 분야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의 AI 투자액은 중국 기업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인터넷 기업 바이두는 2014년 3억달러(약 36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에 비해 네이버는 2013년 1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게 전부다. 삼성전자 역시 2014년 이후 AI 관련 투자액은 총 48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연구원은 추정했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세제 및 금융 지원, 공공부문의 선도적인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