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다음달 1일부터 시범 도입하기로 한 ‘암행순찰차’. 외관상으로는 일반 차량과 거의 차이가 없어 비밀리에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단속할 수 있다. 해당 차량의 개발을 책임진 사람이 황영선 경찰청 특수장비계장(사진)이다.

황 계장은 26일 기자와 만나 “눈에 띄지 않게, 그러면서도 효과적으로 위반 차량을 적발하는 방안이 뭐가 있을지 고민하다 나온 아이디어가 암행순찰차였다”며 “도입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논의 시작 후 한 달여 만에 빠르게 시안을 완성했다”고 개발과정을 설명했다.

순찰차의 상징인 차량 지붕 위의 경광등이 암행순찰차에서는 앞뒤 차장의 안쪽 윗부분으로 자리를 옮겼다. 평소에는 소등상태로 비밀리에 다니다 필요할 때 점등하기 위해서다. 차량 뒤편 유리창 안쪽에는 ‘경찰입니다’ ‘교통단속 중’ 등의 문구를 필요할 때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표시할 수 있다.

2014년 초부터 특수장비 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 황 계장은 이전까지 자체 개발이 전무했던 특수장비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경찰청 특수장비계는 안전경고등과 테이저건, 훈련복 등 4개 장비에 대한 특허를 갖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신호음과 조명기능이 탑재된 경찰신호봉을 도입할 예정이고, 11월에는 한국형 스마트순찰차를 보급한다.

황 계장은 “과거 자체 개발 장비 도입은 인력 및 예산문제로 외면받았지만 2014년부터 관련 예산이 배정되기 시작하면서 여건이 갖춰졌다”며 “마침 그 무렵에 해당 업무를 맡게 돼 다양한 장비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는 아이디어는 역시 현장 경찰관의 필요에서 시작된다. 황 계장은 “일선 경찰들이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 장비는 뭐든 개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암행순찰차 역시 최초 아이디어는 경찰청 교통과에서 내놨다.

그는 “연구소가 따로 없는 가운데 많지 않은 인력으로 아이디어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며 “우리가 개발한 장비가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