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성큼 다가오면서 겨우내 입은 두툼한 다운 의류를 옷장에 정리해야 할 시기다. 오리털이나 거위털이 들어 있는 다운점퍼는 흔히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는데, 의류업계 전문가들은 이것이 오히려 아웃도어 의류 고유의 기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드라이클리닝을 하면 털의 천연 기름기가 빠져 복원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중성세제로 손세탁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애경에 따르면 다운 의류를 드라이클리닝으로 5회 반복 세탁한 뒤 보온성을 측정한 결과 보온율이 기존 대비 87.3%로 떨어지는 반면 다운패딩 전용 중성세제를 사용하면 99.8%를 기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애경 관계자는 “다운 의류의 보온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은 오리털이나 거위털의 유지분이 담당한다”며 “드라이클리닝은 유지분을 녹여내는 유기용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지분을 손상시켜 패딩 내 공기층을 유지하는 충전도가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30도의 미온수에 중성세제를 푼 뒤 지퍼, 단추 등을 모두 잠근 상태에서 손으로 부드럽게 주물러 빨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에 장시간 담가두면 이염 우려가 있으므로 10분 안에 끝내도록 하고 굳이 세탁기를 이용해야 한다면 울코스, 란제리코스 등을 이용하는 게 좋다. 표백제나 섬유유연제는 옷의 기능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세탁 후에는 직사광선을 피해 통풍이 잘되는 곳에 눕혀서 건조해야 한다. 햇빛에 말리면 모양이나 소재가 변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조 중과 건조 후 2~3회 정도 손이나 돌돌 만 신문지로 의류를 가볍게 두드리면 다운의 풍성함이 잘 복원된다. 건조 중 자주 두드려줄수록 다운의 뭉침이 풀려 건조 속도가 빨라진다는 설명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이젠벅의 관계자는 “모자 부위에 탈부착하는 모피(fur) 장식은 따로 떼어낸 뒤 세탁하는 것이 좋다”며 “천연 모피라 해도 자주 세탁하면 손상되기 때문에 꼭 필요한 때만 세탁소에 따로 맡기는 게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