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 GS EPS 등 민간 발전사들이 신흥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시장에서 ‘주력’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가 공급과잉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함에 따라 신흥국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신흥국에서는 생산원가가 싼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도 발전사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베트남 몽골 등에 진출

민간 발전업계에서 신흥국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포스코에너지다. 작년 7월 대표로 취임한 윤동준 사장이 해외 민간발전시장 공략을 1순위 과제로 설정한 뒤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몽골 등 아시아 3개국과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총 6개 발전소 프로젝트를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이 발전소들의 발전용량은 총 4550메가와트(㎿)로, 현재 포스코에너지가 국내에서 가동 중이거나 가동 예정인 발전소 총 발전용량(6100㎿)의 74.5% 수준이다. 포스코에너지는 2025년까지 해외에서만 4.6기가와트(GW)의 발전용량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GS EPS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중국에서 가동 중이다. 중국 산둥성 더저우시에 30㎿ 규모의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2012년 말 준공했다. 이 발전소는 목화줄기, 나무껍질 등을 연료로 하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다. 하루 평균 3만여가구가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를 쓰고 있다.

SK E&S도 신흥국에 진출하는 쪽에 무게를 두면서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SK E&S는 신흥국 시장 진출 전 단계로, 자체 발전소 운영·관리(O&M) 역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흥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려면 고도의 O&M 역량 확보가 필수라는 게 SK E&S의 판단이다. SK E&S는 제너럴일렉트릭(GE) 소속이었던 전남 광양발전소 O&M 인력 43명을 작년 상반기에 스카우트했으며, 하반기에는 260여명 규모의 자체 O&M 조직을 구성했다.

◆국내 실적은 갈수록 부진

민간 발전사들이 신흥국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국내 민간발전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2011년 ‘9·15 순환 대정전’ 이후 발전소 공급이 대폭 늘어나면서 민간 발전업계는 전력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민간 발전소가 생산한 전기를 전력거래소에 판매하는 계통한계가격(SMP)과 가동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민간 발전사들이 많이 운영하는 LNG발전소의 가동률은 2014년 1월 60.5%에서 작년 12월 40.6%로 19.9%포인트 떨어졌다. SMP는 같은 기간에 143.16원에서 95.46원으로, 33.3% 하락했다.

실적은 갈수록 악화되는 추세다. 민간 발전업계 ‘빅3’인 포스코에너지, GS EPS, SK E&S의 2015년 1~3분기 영업이익은 총 4194억원으로, 전년 동기(5717억원)보다 26.6% 감소했다.

전력생산 원가가 싼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이 국내보다 쉽다는 점도 민간 발전사들이 신흥국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 중 하나다. 정부는 작년 6월 발표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종전의 석탄화력발전소 4기의 건설계획을 취소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석탄화력발전소의 전력생산 원가는 원자력, LNG, 유류, 신재생에너지 등 여러 발전원 가운데 원자력을 제외하면 가장 싸다. 유연탄과 무연탄의 올해(1월1일~2월23일) 평균 생산원가는 킬로와트시(㎾h)당 각각 35.28원과 55.21원으로, 유연탄 무연탄 다음으로 비싼 LNG(94.64원)보다 62.7%와 41.6% 싸다. 민간 발전소로서는 포기하기 쉽지 않은 카드다.

이에 따라 민간 발전사들은 환경규제의 정도가 한국보다 강하지 않은 신흥국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집중적으로 짓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