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도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끌어내릴 수 있을까. 종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지만 이제는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지난 2일 Fed는 미국 대형 은행들이 가상의 위기 상황에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에 마이너스 금리 대응 능력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닛 옐런 Fed 의장(사진)은 10일 의회 청문회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Fed가 실제로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꺼내 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우선 법적으로 가능한지가 불분명하다. 2006년 제정된 미국 금융서비스구제법(FSRA)은 은행들이 정해진 지급준비금 이상으로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돈(초과 지준)에 대해 Fed가 ‘지급’하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면 돈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보관료를 떼인다. 이 때문에 옐런 의장도 청문회에서 법적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시장 충격도 고려해야 한다. 초단기 자금이 모여 있는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이 문제다. 미국 MMF 시장 규모는 3조달러 수준으로 예금 잔액(12조달러)의 22%를 차지한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마이너스 금리가 장기화되면 MMF 시장에서 대량 환매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년 이상 MMF에 돈을 묻어 놓아도 플러스 수익을 얻을 수 없다면 돈을 넣을 이유가 없어진다.

도입에 따른 비용과 효과를 비교했을 때 미국은 유럽이나 일본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작다는 것도 문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수출 의존도가 높지 않아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낮다고 지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