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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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의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 주요국의 페그제 폐기 여부 이슈를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사흘만에 하락…달러화 급락·유가 반등 영향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사흘만에 하락했다. 오전 10시44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5.7원(1.29%)원 급락한 1203.6원에 거래중이다.

간밤 미 달러화가 급락하고 국제유가가 8% 넘게 급등하자, 원·달러 환율은 지난 사흘간의 상승폭을 대부분 되돌렸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줄곧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날에는 장중 1220원대를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지난 2010년 7월7일(1223.0원) 이후 5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글로벌 경기부진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가 급락하자 시장 참가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시킨 것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이벤트 중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와 '페그제 폐기 가능성'을 주목해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금융시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0.25%포인트) 이후 두 번째 인상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당초 시장에선 Fed가 3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쳤으나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6월이 돼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세계 금융여건이 심각히 위축됐다"며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밤사이 미 달러화는 큰 폭 하락했다. 이날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1.7% 급락하며 96선까지 밀렸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환시장에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기대감이 완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홍콩 페그제 폐기 가능성 대두…"우려할 수준 아냐"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에 이어 페그(peg)제 폐기 여부도 주목할 만 한 변수다. 페그제란 자국통화를 외국의 단일통화나 복수의 통화바스켓에 연동시켜 고정환율을 유지하는 제도다.
[초점]막춤추는 외환시장…美 금리인상 시기·페그제 폐기 '촉각'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페그제를 포함한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한 국가는 108개에 달한다. 특히 국내 금융시장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중국, 홍콩에서 페그제 폐기론이 부상하면서 관련 우려감은 커지는 상황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홍콩의 환율 제도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것은 맞다"며 "페그제 폐기 우려에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하지만 "중국의 경우 위안화를 추가 절하할 여지는 있지만 환율 제도를 변경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미 2년 전부터 조금씩 환율 약세를 진행시켜 온상황이고,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외환보유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홍콩 역시 당장 환율제도를 변경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홍콩 정부의 외환시장 대응능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홍콩은 중국과 달리 핫머니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만성적인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부문의 흑자와 자본수지 흑자로 외환보유고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홍콩이 쉽게 페그제를 포기해 금융시장에 충격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페그제 폐지를 둘러싼 우려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추가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