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도서관 환경사랑학습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생태텃밭에서 환경 교육을 받고 있다. 계양도서관 제공
인천 계양도서관 환경사랑학습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생태텃밭에서 환경 교육을 받고 있다. 계양도서관 제공
인천 계산동 옛 사이클경기장 터에 자리 잡은 계양도서관의 2층 환경사랑학습관에는 지렁이 수백 마리가 살고 있다. 아이들이 낚시터에서 미끼로 접했을 동물이 이곳에선 ‘살아있는 환경 교육 도우미’ 역할을 한다. 흙이 넉넉하게 담긴 상자 속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분변토를 내놓는 지렁이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환경의 소중함을 배운다.

2004년 3월 문을 연 계양도서관은 계양산 자락에 자리 잡은 지리적 특성과 산업화를 거치며 발생한 지역 환경 문제 등을 반영해 개관 때부터 ‘환경 도서관’을 내세웠다. 환경 관련 자료를 집중 수집해 전시하고 지구의 날(4월22일), 바다의 날(5월31일), 환경의 날(6월5일) 등에 다양한 환경 교육 행사를 열고 있다.

계양도서관은 매년 장서 구입 예산의 10% 이상을 환경 관련 자료 구입에 배정하고 있다.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등 환경 문제를 다룬 서적을 비롯해 관련 자료를 폭넓게 수집했다. ‘과제지원센터 코너’에는 환경교육 도서를 따로 비치해 초등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환경에 관심을 갖도록 돕는다.

환경사랑학습관은 2층 야외쉼터를 개조해 마련한 곳이다. 지렁이 생태체험장과 생태 텃밭에서 각종 채소와 화초를 재배한다. 텃밭을 가지고 있거나 화초를 기르는 사람에게는 지렁이와 분변토를 나눠준다. 황선주 계양도서관 열람봉사과장은 “아이들 손바닥에 지렁이를 올려주면 무서워하기보다 신기해한다”며 “매년 3000명이 넘는 이용자가 환경사랑학습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도 환경이 중심이다. 2004년 인천시교육청 지역평생학습관으로 지정된 이후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30% 이상을 환경 관련 교육으로 구성했다. 지속 가능한 환경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협의체인 ‘그린 네트워크’에도 참여해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보전실천교육회, 계양시니어클럽 등과 협력하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계양도서관은 2013년 전국도서관운영평가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으며, 지난해 인천·경기 환경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과 공동으로 동화 구연관을 신설했다. 대형 화면에 아이들의 모습이 동화 배경과 함께 나타나 동화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준다. 인천에서 유일한 동화구연관으로 지난해 시범 운영을 마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