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이기는 단일펀드 없어…다양한 스타일 펀드에 자산 배분
국내 공모펀드 시장 정체기…부동산 펀드 등이 대안될 것
시장 상황에 따라 어떤 때는 중소형주, 어떤 때는 가치주가 인기를 끌지만 시장 흐름에 휘둘리지 않고 스타일별 펀드 수익률을 관리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는 설명이다. 그는 “시장을 이기는 전지전능한 단일 펀드는 없다”며 “자금을 스타일별 펀드에 배분하는 것은 국민연금 등 글로벌 연기금이 추구하는 전략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운용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운용사(41년)로서 국내 최대 주식형 펀드 수탁액(8조2773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한국운용의 차분하면서도 정교한 수익률 관리와 성과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선 ‘합리적 가격의 성장주(GARP:growth at reasonable price)’ 투자 전략이 효과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매니저의 전설’로 불리는 피터 린치가 발전시킨 GARP는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으면서도 이익, 매출 등 장기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다만 특정 업종보다는 개별 종목별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PER 30~40배에 달하는 바이오·정보기술(IT) 종목이 추가 상승하기는 어려운 반면 과도하게 주가가 빠진 조선·철강·건설주는 제 가격을 어느 정도 찾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증시의 최대 리스크로는 중국의 성장 둔화를 꼽았다. 조 대표는 “2004년 이후 코스피지수가 1000선에서 2000선까지 오른 것은 중국 덕분”이라며 “올해 중국의 경기둔화와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기업들의 수출 감소로 이어져 우리 증시에 더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 대표는 또 “국내 공모펀드 시장은 정체기를 겪고 있다”며 “부동산 등 실물자산 펀드가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운용은 지난 18일 김정연 전 하나자산운용 투자1본부장을 실물자산운용 본부장에 영입하는 등 관련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해외 부동산투자펀드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며 “상장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 출시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무게중심도 지수보다 좋은 성과를 추구하는 액티브 주식 운용에서 실물자산 채권 재간접투자 상장지수펀드(ETF)로 옮겨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운용은 ‘위탁자산관리 전문가(OCIO)’ 역할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OCIO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위험관리 자산배분 등 최고투자책임자(CIO) 역할을 자산운용사 등 외부 전문가에게 통째로 일임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 대표는 “앞으로 10년간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OCIO 체제를 확대해 갈 것”이라며 “한국운용은 공적연기금투자풀 공동 주간운용사와 민간연기금투자풀 단독 주간운용사를 맡고 있는 이점을 활용해 OCIO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란/박진우 기자 why@hankyung.com